기고

[발언대]중기협동조합의 ‘임원 연임 제한’, 현실화 해야

최선윤 강원중소기업협동조합협의회 회장

◇최선윤 강원중소기업협동조합협의회 회장

지난해 12월 31일 중소기업협동조합 임원의 연임 제한에 관한 사항을 법률이 아닌 정관에서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하자는‘중소기업협동조합법’개정안이 발의된 후, 연초부터 전국 각지의 협동조합협의회에서 법 개정안에 대한 지지의사를 속속 표명하고 있다.

필자도 강원협동조합협의회 회장으로서 도내 26개 협동조합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하였다. 회원들은 현행규정이 말도 안되는, 한마디로 현실을 무시한 규제로 즉시 폐지되어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성토장이 된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을 몇가지 적어본다.

첫째, 현행 법률은 현재의 협동조합의 현실과 괴리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협동조합 대표인 이사장의 권한 집중을 방지하고 조직의 민주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제도이지만 실제로 이사장에게 집중될 권한도 현재는 없거니와 법정 선거제도 및 감사 시스템을 통해 민주적인 조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협동조합 이사장은 무보수 명예직으로 공동사업을 개척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본인의 사업까지 미뤄가며 헌신해야 할 정도로 사명감 없이는 감내하기 힘든 직책이다. 이렇듯 권한보다는 책임질 일이 많은 자리다 보니 이사장 경선을 한다는 협동조합도 거의 없고 과오 없이 조합 운영한 이사장의 경우에도 그만두고 싶어도 조합원들의 재추대 형식으로 연임해 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둘쨰, 민간 자조조직으로 자율성과 책임은 당사자인 협동조합과 조합원이 부담할 문제라는 것이다. 해당 업계에 대한 깊은 이해와 폭넓은 네트워크를 가진 유능한 리더가 임기 제한이라는 형식적 틀에 갇혀 물러나야 한다면, 이는 조직의 안정성과 정책의 일관성을 저해하는 커다란 손실이 되고 마땅한 적임자를 찾지 못한다면 휴면조합으로 전락하거나 와해 될 가능성이 높으며 성과가 좋은 리더를 계속 기용할지는 법적 규제가 아닌 조합원이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협동조합의 지속가능한 자율과 운영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급변하는 대내외 경제환경 하에 개별 중소기업이 홀로 감당하기 어려운 난관을 극복하고자 업종별 중소기업들이 힘을 합쳐 공동의 이익을 도모하고 경쟁력을 키우는 협동조합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이를 위해 협동조합은 규모의경제를 통한 원자재 공동구매, 공동판매 등의 협동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 협동사업이라는 것이 말처럼 간단한 게 아니다. 업계의 현실과 조합원 니즈에 부합하는 공동비즈니스 모델 발굴부터 수십 수백개 조합원사와의 이해조정, 사업참여유도, 자금조달, 정부정책 연계, 관련 규제개선 등 선결할 사항도 많고 복잡하다. 경험상 협동사업의 흥망은 리더십과 조합원의 신뢰에 있다. 협동사업이 활성화되어 많은 중소기업에 수익이 확산되려면 탁월한 리더십을 선택할 조합원의 자율과 조합원의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운영도 보장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국회와 정부는‘연임 제한 폐지 요구’가 단순한 자리 지키기가 아니라, 중소기업계가 위기를 돌파하고 미래를 설계하기 위한 현장의 목소리임을 직시하길 바라며,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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