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2일 여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른바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 신설·재판소원 도입·대법관 증원)을 '사법파괴 3대 악법'으로 규정하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 행사를 촉구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통령에게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사법파괴 3대 악법 모두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며 "그것이 대통령에게 주어진 헌법 수호 책무를 지키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설마 했던 일들이 모두 현실이 되고 말았다. 이제 대한민국에서 사법부는 완전히 정권의 발아래 놓였다"며 "1919년 3월 1일이 조국 독립의 서막이었다면 2026년 3월 1일은 대한민국 헌정 종말의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사법파괴 3대 악법을 발의하고 찬성한 국회의원 모두의 이름이 우리 역사에 길이길이 치욕으로 남을 것"이라며 "이재명 정권은 본인들이 감옥 가지 않기 위해 온 국민을 사법파괴의 희생양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권무죄·무권유죄가 현실이 되고 힘없는 국민들이 무한 소송에 고통받게 될 것"이라며 "이럴 바에 이재명 무죄법을 만드는 게 그나마 국민에게 피해가 덜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에게 사법파괴 3대 악법에 대한 재의요구권 행사를 요구한다"며 "국민의힘은 민주공화정 수호 투쟁의 제1탄으로 내일 사법파괴 악법 철폐를 위한 대국민 호소 도보 행진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위헌적 법안을 국회가 다수당의 힘으로 일방 처리했으면 행정부 수장인 대통령은 마땅히 재의요구권을 행사해야 대통령다운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이 국회 다수당 등 뒤에 숨어 공소 취소 선동이나 부추기고 국회가 통과시켰으니 나는 법률안 공포만 하면 된다는 무책임하고 비겁한 정치를 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신동욱 수석최고위원은 "이 법을 강행하고 나서 이 대통령은 지방선거가 끝나고 나면 본인의 장기 집권을 위한 개헌 작업에 도입할 것"이라며 "이렇게까지 가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진창 속으로 처박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이 대통령 한 사람을 지키기 위한 오늘의 사법 개악은 훗날 민주주의가 파괴되고 삼권분립이 유린당한 날로 기억될 것"이라며 "지금은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제2의 3·1 운동과 같은 국민적 각성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현행 14명인 대법관 수를 26명으로 늘리는 내용의 법안을 지난 28일 가결시키면서 사법개혁 3법의 국회 입법 절차를 완료했다.
국회는 이날 저녁 본회의에서 법원조직법 개정안(대법관 증원법)을 의결했다.
법안은 현행 14명인 대법관 수를 3년간 매년 4명씩 순차적으로 늘려 26명으로 증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시행은 법 공포 후 2년 후부터다.
법안에는 보이스피싱 등 전기통신금융사기 사건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 관련 사건을 합의 재판부가 아닌 단독판사 관할로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개정안은 민주당이 2월 임시국회 내 처리를 목표로 추진한 이른바 사법개혁 3법 중 마지막 법안이다.
민주당은 지난 25일 법왜곡죄법(형법 개정안) 상정을 시작으로 재판소원제 도입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에 이어 이날 대법관 증원법까지 국회 입법 절차를 끝냈다.
법왜곡죄법은 형사사건에 관여하는 판사와 검사 등이 타인에게 위법·부당하게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재판·수사 중인 사건에 관해 법을 왜곡하면 10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한 내용을 골자로 한다.
재판소원제 도입법은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심판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이다.
법원의 확정 판결 중 ▲ 헌재의 결정에 반하는 취지로 재판해 기본권을 침해하는 경우 ▲ 헌법·법률이 정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 헌법·법률을 위반함으로써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 명백한 경우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다.
국민의힘은 이들 법안이 '이재명 대통령 구하기용 사법 파괴 악법'이라며 잇따라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로 맞섰지만, 절대다수 의석의 여당은 24시간 뒤 토론 강제 종결과 표결을 통해 본회의를 통과시켰다.
민주당은 대법관 증원법 처리에 이어 재외국민의 국민투표권을 보장하는 국민투표법 개정안도 본회의에 곧바로 상정했다.
'재외투표인 명부에 등재된 사람'을 투표인에 포함하는 내용이다.
국외 부재자 신고와 재외투표인 등록 신청 절차 등을 공직선거법 기준에 맞춰 운영하도록 하는 규정도 포함됐다.
또 국민투표권자의 연령을 현행 19세 이상에서 18세 이상으로 하향하고 사전투표·거소투표·선상투표 등 투표 편의 제도를 도입한다는 규정도 포함했다. 투표 시간과 투표용지 등 기타 투표 절차에 관한 사항은 공직선거법을 준용하도록 했다.
개헌에 대한 국민투표는 국회에서 헌법 개정안이 의결된 날부터 30일에 해당하는 날의 직전 수요일에 실시해야 한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국민투표법 개정은 2014년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른 절차다.
헌재는 당시 국민투표 공고일 현재 주민등록이 돼 있거나 재외국민으로서 국내거소 신고가 돼 있는 투표권자만 투표인명부에 올리도록 한 조항에 대해 재외국민의 투표권 행사가 제한된다며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2015년까지 이 문제를 해결하라고 권고했지만, 법 개정이 미뤄지면서 10년 넘게 입법 공백 사태가 지속됐다.
본회의에 부의됐던 국민투표권 개정안에는 선거관리 업무를 방해할 정도의 허위 사실을 유포하면 처벌하는 조항도 포함됐으나 상정 직전에 빠졌다.
이 규정을 놓고 국민의힘 등이 선거관리 업무에 대한 여론의 문제 제기를 원천 봉쇄한다면서 '입틀막법'이라고 비판하자 민주당은 법안 상정 직전 이 규정을 삭제키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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