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판매기 형태로 운영되는 전자담배 매장의 성인인증시스템이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소년들이 전자담배를 쉽게 구매할 수 있는 구조로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 찾은 춘천의 한 무인 전자담배 매장. 24시간 영업을 알리는 안내문과 함께 수십종의 액상 전자담배가 진열돼 있었다. 매장 곳곳에는 ‘19세 미만 구매 불가’ 안내문이 붙어 있었지만 미성년자의 출입제한이나 별도의 확인 절차는 없었다. 자판기에서 전자담배 기기와 액상을 선택한 뒤 결제 버튼을 누르자 신분증을 스캔하라는 안내가 나타났다. 그러나 미리 인쇄한 종이 신분증을 인식기에 갖다 대자 별다른 확인없이 성인 인증이 이뤄졌다. 신분증 소지자와 실제 구매자가 동일한지 확인할 수 있는 장치가 없어 청소년 구매를 차단할 수 없었다.
이같은 허점은 실제 청소년들의 흡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춘천의 한 고교에 다니는 김모양은 “무인 전자담배 매장은 신분증만 있으면 제지가 없어 친구들 사이에서도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며 “부모님 신분증을 몰래 가져와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강원금연지원센터가 지난해 도내 중·고등학생 4,3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자담배 사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가 전자담배 사용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재규 강원금연지원센터 팀장은 “청소년들의 구매 시도를 막으려면 AI 성인 인식이나 모바일 신분증 QR코드와 같은 확실한 성인 인증 시스템 도입을 의무화해야 한다”며 “청소년의 건강관리를 위해 지자체와 국가 차원의 촘촘한 보호망 구축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담배사업법 개정안이 다음달 24일부터 시행되면서 규제 사각지대에 있던 합성니코틴 액상 전자담배도 연초 담배와 동일한 규제를 받게 된다. 담배 자동판매기는 담배사업법에 따라 소매인 지정을 받은 자만 설치할 수 있으며 19세 미만 출입 금지 장소, 소매점 내부, 흡연실 외 장소에는 설치할 수 없다. 또 성인 인증 장치를 반드시 부착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