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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신호등] 백년대계는 선거보다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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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현 정치부 기자

◇윤종현 정치부 기자

미래를 내다본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오늘 하루조차 어떻게 흘러갈지 어느 누구도 함부로 예단할 수 없다. 철저한 계획과 전략으로 예상치 못한 변수에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사회는 먼 앞날까지 미리 내다보고 세우는 중요한 계획을 '백년대계'라고 칭한다. 6·3지방선거를 70여일 남겨 놓은 현재 귓가에 가장 많이 맴도는 단어이기도 하다. 변방과도 다를 바 없던 우리 지역이 강원특별자치도라는 특별한 타이틀을 얻었고, 강원특별법이라는 새로운 발전 방향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다만 아쉽게도 지방선거를 앞둔 여야는 '백년대계'로 평가되는 중대 현안을 정쟁의 도구로 놓고 공방전을 펼치고 있다.

여야 도지사 주자들간 표면적인 공방은 '도청 신청사 이전'으로 시작됐다. 핵심 현안으로 고은리 신청사 이전을 추진해 온 국민의힘 도지사 단수 후보 김진태 지사가 오는 30일 착공식을 예고하자 더불어민주당 '전국 1호 공천'을 받은 우상호 예비후보는 '가짜 착공식'으로 규정하며 즉각적인 중단을 요구했다. 여기에 춘천시장 출마를 예고한 주자들까지 합세하면서 신청사를 둘러싼 다양한 질타와 반박이 한동안 신문과 뉴스를 도배했다.

강원특별법 제3차 개정안을 향한 '책임론'도 불거졌다. 우상호 후보는 개정안 심사를 앞두고 SNS를 통해 "강원특별법은 여야간 이견이 없는 법안이자 도민의 염원이 담긴 민생 법안"이라며 "국민의힘의 정략적인 거부로 법안 처리가 무산된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국민의힘에 있음을 밝힌다"고 직격했다. 국민의힘 도당은 개정안 소위 통과 이후 논평을 내고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예비후보는 정작 이재명 정부가 강특법 핵심 특례 조항을 반대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며 "직전 정무수석이 정부의 입장 선회를 수수방관한 것에 대해 도민은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다행히 지난 18일 개정안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그럼에도 19일 본회의 상정까지는 이어지지 못해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는 실정이다. 강원 미래를 이끌어 갈 현안들이 여전히 최종 결실까지 이루지 못한 상황에서 정쟁의 중심에서 본연의 가치를 잃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가 터져나왔다.

그러나 분명한 점이 있다. 누구도 이들 사안의 중요성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도청 이전과 강원특별법 등은 모두 강원의 미래 구조를 바꾸는 전환전이 될 것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는 것이다.

보다 중요한 점은 갈등의 유무가 아니다. 과연 갈등과 이견을 어떻게 풀어내느냐다. 도청사 이전과 고은리 행정복합타운, 그리고 강원특별법 등을 둘러싼 이견은 충분히 존재할만 하다. 권한 확대의 속도와 범위, 재정과 개별의 균형을 둘러싼 논쟁이 견고한 강원의 미래를 다지기에 충분히 가치를 가졌기 때문이다.

다만 백년대계가 ‘중단’과 ‘강행’이라는 틀에 갇히는 순간, 논쟁은 해법이 아니라 소모전이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강원의 미래 행정 중심을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세울 것인가. 이것이 얼마 남지 않은 6·3지방선거를 대하는 후보자들의 마음가짐이 돼야 하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다.

여야와 지지 정당을 막론하고 모든 도민들이 소망하는 '백년대계'는 선거보다 훨씬 길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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