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불혹을 넘긴 나이가 무색한 역투로 대한민국의 8강 진출을 견인한 베테랑 투수 노경은(42·SSG 랜더스)이 “포기하지 않았던 선택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며 지난 여정을 돌이켜봤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강원일보의 칼럼 ‘언중언-노(老)경(敬)은(恩)’을 공유하며 노경은의 투혼을 대국민 메시지로 전해 큰 화제를 모았다. 이에 노경은은 19일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생각지도 못한 큰 격려를 받아 가문의 영광이라 생각한다”며 “다시 더 잘해야겠다는 강력한 동기부여가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 호주전 ‘5%의 확률’을 바꾼 2이닝 무실점 투혼
이번 WBC에서 노경은은 한국 야구 역사에 남을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조별예선 마지막 호주전, 선발 투수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등판한 그는 2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7대2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이 대통령은 SNS를 통해 “당시 한국의 8강 진출 확률은 5% 미만이던 어려운 상황이었으나, 노 선수의 투구는 기적 같은 반전의 출발점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노경은은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했고, 빨리 승부하고 내려오는 게 낫겠다는 판단에 마음이 편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 “늦었다고 포기하지 말라”... 대통령이 주목한 베테랑의 가치
이 대통령은 150~160km의 강속구가 지배하는 현대 야구에서 노 선수가 보여준 ‘경험과 절제’에 주목했다. “노 선수의 모습은 단순한 승부를 넘어 ‘늦었다고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였다”며 “좌절하거나 포기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큰 용기를 주었다”고 강조했다.
노경은은 이러한 장수의 비결로 철저한 자기 객관화를 꼽았다. 그는 “타고난 재능보다는 끊임없이 공부하고 내 몸을 실험해온 시간들이 지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채식과 벌크업 등 다양한 훈련법을 시도하며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노력해왔다.
■ ‘노(老)·경(敬)·은(恩)’... 경륜에 대한 존경과 공동체의 감동
팬들이 붙여준 별명 ‘노경은(老敬恩)’은 이 대통령과 칼럼을 통해 더욱 깊은 의미를 얻었다. 나이가 주는 경륜(老), 그 경륜을 향한 존경(敬), 그리고 공동체에 남기는 은혜로운 감동(恩)이라는 해석이다.
노경은은 “그 별명을 처음 들었을 때,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고 버텨온 시간에 대한 보상을 받는 기분이었다. 정말 잘 버텨왔다는 위로가 됐다”고 전했다.
■ “WBC는 과거, 이제는 다시 랜더스의 승리를 위해”
이 대통령은 노경은의 투혼을 대한민국의 저력과 연결 지으며 “우리 국민은 어떤 어려움도 포기하지 않고 성취해낼 것”이라는 다짐을 남겼다. 대통령의 격려와 전 국민적인 찬사 속에서도 노경은은 다시 ‘일상’의 초심을 강조했다. 그는 “WBC는 이미 지나간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어 “힘들 때는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에너지를 얻는다. 이제 다시 소속팀 SSG 랜더스로 돌아가 올 시즌을 무사히 마무리하고 팀이 우승하는 데만 집중하겠다”며 베테랑다운 묵직한 각오를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