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양성평등(Water and Gender)’, 2026년 세계 물의 날 UN공식 주제이다. 국내에서는 ‘모두를 이롭게 세상을 품는 생명의 물’이 주제로 채택되었다. 두 주제가 언뜻 보기에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일지도 모른다. 조금 더 생각해 보면 깊은 연관이 있음을 알게 된다. 기후위기가 심화할수록 맑고 안전한 물은 구하기 어려운 자원이 된다. 희소 자원이 되어가는 물을 누군가 소외되는 일 없이 ‘모두가 이롭게’ 누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하는 과제다. ‘양성평등’은 이를 위한 최소한의 출발점이다.
유엔여성기구의 사라 두에르토 발레로 젠더 통계 정책관은 기후위기 시대에 양성평등을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를 숫자로 증명한다. 기후재난이 발생하면 여성의 사망률은 남성보다 14배 높다. 기후난민의 80%도 여성이다. 핵심은 분명하다. 재난은 모두에게 같은 무게로 오지 않는다. 성별에 따라 처한 환경에 따라 비대칭적으로 덮친다. 이를 정확히 직시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세우자는 것이 양성평등의 본뜻이다.
국내 상황도 다르지 않다. 재난은 시기와 지역을 가리지 않고 비대칭적으로 발생한다. 작년 한 해만 해도 봄철 경북 의성의 대형산불, 한여름의 극한호우, 가을 무렵 역대 최저 저수율(약 11%)을 기록하며 식수난을 초래한 강릉 오봉저수지 사태에 이르기까지, 어떤 지역은 잠기고, 다른 지역은 메말랐다. 이러한 상황은 올해도 반복될 우려가 크다. 이러한 맥락에서 ‘모두를 이롭게 세상을 품는 생명의 물’이라는 주제는 선언적 의미를 넘는다.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기일수록 더 큰 의지와 혁신으로 모두에게 평등하고 이로운 물을 지켜가야 한다.
이를 최전선에서 실천하고 있는 곳이 바로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운영하는 소양강댐이다. 1973년 준공 이후 서울의 4.5배 면적에 29억 톤의 물을 저장하여 강원도와 수도권 2600만명의 국민에게 언제나 깨끗한 식수와 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가뭄에도 효과적인 물관리로 마르지 않는 물을 내어주고, 여름철 극한 호우가 쏟아지면 약 5억 톤의 홍수조절 용량으로 하류 지역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왔다. 물이 넘치는 곳의 위험을 줄이고 물이 부족한 곳의 갈증을 채우며 재난의 비대칭성을 현장에서 매일 교정해 온 셈이다. 나아가 춘천시민이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483GWh의 전기를 수력발전으로 생산하며 탄소중립 시대의 핵심 자원으로도 제 몫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갈수록 거세지는 기후위기 앞에서 의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제는 혁신을 더해야 한다. 소양강댐은 이미 그 변화를 시작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자체 개발한 첨단 물관리 기술을 도입하며 그동안 경험에 의존하던 재난 대응을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체계로 전환하고 있다. 디지털트윈 등을 통해 불확실한 기후에 대응해 최적의 답을 도출하고, 실시간 분석으로 재난 대응의 골든타임을 지키며, 휴먼에러를 줄여 댐 운영의 안전성을 한 차원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재난의 비대칭성을 교정해 온 소양강댐이, 이제는 AI 물관리 시대를 열며 그 정밀도를 높여가고 있는 것이다.
‘모두를 이롭게 세상을 품는 생명의 물’은 이미 소양강댐이 지난 반세기 동안 지켜온 길이자, 앞으로도 변함없이 나아갈 방향이다. 물은 곧 생명이자 복지이며 성장과 평등을 이끄는 기반이다. 한국수자원공사 소양강댐지사는 세계 물의 날을 맞이하여 그 의미를 다시금 되새긴다. 물이 점점 귀해지는 시대, 다음 반세기에도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이로운 물길을 열어가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