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4주 차로 접어든 가운데 확전과 함께 장기화 우려가 커지면서 23일 코스피가 급락해 5,500선 아래로 미끄러졌다.
이 여파로 장 중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 1,510원을 넘어섰고,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고개를 들면서 채권 금리도 급등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2분 현재 코스피는 전장보다 286.04포인트(4.95%) 내린 5,495.16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전장 대비 201.05포인트(3.48%) 내린 5,580.15로 출발해 하락 폭을 키웠다.
이 영향에 거래소는 오전 9시 18분 23초를 기해 유가증권시장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 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됐다고 공시했다.
발동 시점의 코스피200선물 지수는 전날 종가 대비 5.05% 내린 818.95였다.
지난 주말 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도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46.51포인트(0.97%) 내린 45,577.4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00.01포인트(1.51%) 내린 6,506.4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443.08포인트(2.01%) 내린 21,647.61에 각각 마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 축소와 중동 전쟁 확전과 함께 장기화 우려가 커지면서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진 영향이다.
확전 여파로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크게 하락 중이다.
삼성전자(-5.17%), SK하이닉스(-6.55%), 현대차(-4.26%), LG에너지솔루션(-4.13%)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일제히 내림세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1조3천99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개인은 2조7천363억원 순매수, 기관은 1조4천500억원 순매도 중이다. 업종별로는 전기·가스(-5.77%), 금융(-5.83%), 전기·전자(-5.56%) 등은 하락세고, 비금속(0.38%)은 강세다.
코스닥지수 역시 1,110.02로 51.50포인트(4.43%) 하락하고 있다. 전장 대비 31.66포인트(2.73%) 내린 1,129.86으로 개장해 하락폭을 키웠다.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이 793억원 순매수 중인 반면에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36억원 175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삼천당제약은 4.63% 오른 94만9천원에 거래 중이고, 펩트론도 1.01% 올랐다.
반면 에코프로(-5.90%), 알테오젠(-5.80%), 에코프로비엠(-5.47%) 등은 내리고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8.9bp(1bp=0.01%포인트) 오른 연 3.501%를,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7.6bp 오른 연 3.811%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금요일 조정으로 미국 S&P500, 나스닥은 2025년 3월 이후 1년 만에 처음으로 200일 선을 하회하는 등 기술적으로 장기 추세 훼손 불안감이 점증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유가 급등에 따른 에너지 인플레이션 불안 등 미·이란 전쟁의 리스크 확산이 미국 증시의 연속적인 조정을 유발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원/달러 환율은 17년여만에 장중 1,510원을 넘었다.
이날 오전 9시50분 현재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보다 9.8원 오른 1,510.4원이다.
환율은 4.3원 오른 1,504.9원으로 출발한 뒤 오전 9시43분께 1,511.8원까지 올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지난 2009년 3월 10일(장중 최고 1,561.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은 19일 1,501.0원, 20일 1,500.6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무리한 데 이어 1,500원대에서 수준을 더 높였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29% 오른 99.695다.
외국인은 코스피를 1조1천600억원어치 넘게 순매도 중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이란이 원유 수송 핵심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국제 유가가 치솟고 안전 자산인 달러 가치가 오르는 상황이다.
엔/달러 환율은 0.64% 오른 159.371엔이다.
같은 시각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47.51원이다. 전 거래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보다 0.05원 하락했다.
한편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개방되지 않을 경우 이란의 발전소를 초토화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후통첩' 시한이 22일(현지시간) 만 하루를 남기면서 중동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란에 48시간 이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의 발전소를 공격해 '초토화'하겠다고 압박했다.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 대사는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상당 부분 통제하면서 전쟁에 활용하는 이란의 발전소 등 에너지 시설 중 "가스 화력발전소와 기타 유형의 발전소"가 잠재적 표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수천명 규모의 미 해군·해병대 병력이 중동으로 향하는 중이다. 헬리콥터, F-35 전투기, 해안 강습용 장갑차의 지원을 받는 보병대대 상륙팀이 포함됐다. 또 미 본토 샌디에이고에서 출발하는 제11 해병 원정단의 배치도 앞당겼다.
익명의 이스라엘 당국자는 워싱턴포스트(WP)에 "그 해병대원들은 장식용으로 오는 게 아니다"라며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개방됐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출구일 것"이라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이나 이란의 석유 수출기지인 페르시아만 하르그섬에 대한 지상군 투입을 염두에 두고 이들 병력이 이동 중이라는 취지다.
이에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중앙군사본부 하탐 알안비야의 에브라힘 졸파가리 대변인은 전날 "이란 발전소를 겨냥한 미국의 위협이 실행되면 호르무즈 해협은 완전히 폐쇄되고 발전소가 재건될 때까지 다시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이란은 또 자국 발전소가 공격당할 경우 페르시아만 지역의 미국 관련 에너지 목표물, 정보기술(IT) 시설, 해수 담수화 인프라를 타격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미군이 지상군 투입 가능성에 대비한 내부 준비에 착수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처럼 4주째로 접어든 이번 전쟁은 이란이 사실상 봉쇄한 호르무즈 해협과 이란의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통제권으로 집중되는 양상이다. WP는 미·이스라엘 안보 당국자들에게 이들 두 곳이 점점 전쟁의 최종 국면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개전 초기 밝혔던 전쟁의 주요 목표 가운데 이란 신정 체제의 전복과 농축 우라늄을 포함한 이란의 잔존 핵역량의 완전 제거는 단기간 내 달성하기 어려워지자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를 풀어 고공행진 중인 유가를 안정시키는 동시에 이란의 대외 협상과 도발에서 '지렛대'로 작용하는 호르무즈 통제권을 확보할 경우 승리를 선언할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목표를 슬그머니 바꿨다는 분석과 함께, 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오락가락 행보를 보인다는 비판도 제기된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물류 마비가 길어지자 외교력을 동원해 동맹국들의 군함 파견 등 '역할'을 요구하더니, 러시아·이란산 원유 수출에 대한 제재를 일부 완화하는 한편, 이란의 발전소 등 민간 인프라를 파괴하겠다고 나서는 모습은 "명확한 출구 없이 전쟁에 돌입한 뒤 해답을 찾으려는 변덕스러운 전략"이라고 AP 통신은 지적했다.
전쟁이 지속되면서 인명 피해도 커지고 있다. WP에 따르면 이란 보건부는 개전 이후 어린이 208명을 포함한 약 1천500명이 사망했다고, 레바논 보건부는 최소 1천29명이 사망했다고 각각 밝혔다. 미군은 13명이 사망했고, 로이터 통신은 이스라엘의 사망자가 이날까지 최소 19명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