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중언

[언중언]거리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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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조남원 기자

요즘 출퇴근길마다 사거리 등 교차로에서 고개 숙여 인사를 하는 지방선거 예비후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혼자 맨몸으로 하거나, 공약이 적힌 피켓을 손에 들든지 목에 걸든지, 가족과 함께 인사를 하는 등 그들이 입은 점퍼 색깔만큼이나 각양각색이다. ▼도·시·군의원 예비후보들과 달리 시장·군수 등 단체장 예비후보들은 앞으로 토론회 등 자신의 장점과 공약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그럼에도 아침, 저녁으로 거리에 나서 인사를 하는 것은, 특히 정치 신인들이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우산도 없이 비를 흠뻑 맞으며 동정심을 사기도 한다. 가끔 지지자들이 자동차 경적을 울리거나 차창을 내리고 손이라도 흔들며 지나가면 예비후보들은 힘이 생기고 입가에는 미소가 번진다. ▼문제는 이렇게 코가 땅에 닿도록 인사를 잘 하던 사람들이 선거에서 당선되면 자세가 180도 바뀌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주변에서 ‘의원님’, ‘시장님’, ‘군수님’ 이라고 불러 주니까 마치 시민이나 공무원들의 상전이라도 된 듯한 행세를 하려 드는 사람들도 있다. 선출된 의원과 공직자들은 시민들의 대표가 아니라 대리인이다. 의회는 대의기관(代議機關)이다. 대의기관은 대의제의 핵심으로, 국민이 직접 통치에 참여하기보다 선출된 대리인을 통해 간접적으로 정치적 결정을 내리는 구조다. 4년간의 임기 동안 시민들의 뜻을 받들어 시민들의 생활이 조금이라도 더 나아질 수 있도록 신명을 바쳐 일하는 것에 우선을 둬야지, 개인의 명예나 영달을 누리는 자리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당선 후 취임선서만 하고 나면 초심을 잃은 채 시민과 공무원들에게 군림하고 갑질을 일삼으며 자리만 지키는 선출직들을 심심찮게 봐 왔다. 올바르지 않은 행태로 구설에 오르내리거나 각종 이권에 개입하다 사법처리돼 직(職)을 상실하는 경우도 있다. 지금처럼 진심을 다해 시민들에게 고개 숙이며 선거운동을 하고 당선 이후에는 초심을 잃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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