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이효석문학상 대상 수상자인 안보윤 소설가가 연작 소설 ‘이만 원만 빌려줘’를 펴냈다.
2005년 등단 이후 우리 사회의 그늘을 소설의 문법으로 풀어낸 안보윤 소설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우리’의 울타리에서 밀려난 이들의 궤적을 추적한다. ‘이만 원만 빌려줘’, ‘(알 수 없음)’, ‘우리가 될 수 없는’으로 이어지는 소설은 파편화된 비극들을 모아 삶의 짙은 어둠을 담아낸다.
표제작 ‘이만 원만 빌려줘’는 죽음을 실행하기 위해 떠나는 이들의 여정을 그렸다. 타인의 불행과 절망을 마주하는 인물을 통해 작품은 우리의 오만함을 비웃는다. 타인을 끝내 알 수 없는 고유한 존재로 남겨두라는 소설의 메시지에서 독자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인간 존엄의 단초를 발견할 수 있다.
이어지는 소설 ‘(알 수 없음)’은 숫자로 치환된 폭력세계를 비춘다. 좁은 고시원을 전전하는 ‘칠천 원짜리’ 삶의 주인공이 동생의 죽음을 마주하며 겪는 사건들은 잔혹할 정도로 솔직하게 삶의 비극을 풀어낸다.
마지막 소설 ‘우리가 될 수 없는’은 이만 원이라는 몸값에 풀려난 유괴 피해자의 이야기다. 첫 소설과 이어지는 작품은 비극의 표면 아래 더 깊은 절망과 슬픔을 마주하며 삶의 가치와 의미가 화폐로 계산되는 비극을 그려낸다.
“오늘의 각오와 오늘의 실패, 오늘의 비겁함과 오늘의 오만과 오늘의 나에 대해 써야 한다”는 다짐과 함께 신작을 펴낸 안보윤 소설가가 펼쳐내는 묵직하고도 서늘한 세계가 독자들을 기다린다. 자음과 모음 刊, 156쪽, 1만 5,0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