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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시대의 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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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철만 되면 ‘우리 지역에는 인물이 없다’는 말이 들려온다. 또 ‘진정한 지역 어른이 없다’는 말도 많이 한다. 대다수 시민들이 공감한다. ▼2022년 말 한평생 남을 위해 살아온 김장하 선생의 삶을 기록한 한 지역방송의 인물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가 화제를 모았다. 시대의 ‘어른’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오늘날 우리들에게 진정한 어른이란 어떤 존재여야 하는지 묻는 다큐멘터리로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 김장하 선생은 1944년 경남 사천에서 태어나 열아홉 살에 한약업사 자격을 얻어 진주에 한약방을 열고 60여년간 운영하며 번 수익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하며 나눔을 실천했다. 또 교육·문화·여성·인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조건 없는 나눔으로 지역사회 곳곳에 따뜻한 손길을 건넸다. ▼‘시대의 어른’은 특정 시대를 대표하는 모범적 인물, 즉 ‘우리 시대의 진정한 어른’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우리가 그리워하는 김수환 추기경과 법정 스님 같은 어른은 단순히 나이가 많은 사람이 아니었다. 그분들은 ‘바보’ 김수환처럼 스스로를 낮추고, ‘무소유’ 법정같이 소유하지 않으며 삶으로 자신의 철학을 증명하는 초월적 권위와 진정성을 지닌 시대의 등불이었다. 시대의 어른은 미래 세대의 가능성을 이해하고 지원하는 동시에, 스스로도 끊임없이 배우고 변화하는 존재다. 이제 어른은 특정 인물에 국한되지 않는다.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양심을 지키고 부당함에 목소리를 내며 주변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지혜를 건네는 평범한 시민들이 바로 이 시대의 새로운 어른일 수 있다. ▼오는 6월3일은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진다. 시민들은 눈뜨면 타협할 줄도 모르는 ‘강대강’ 일변도의 정치를 보며 미간을 찌푸린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는 것 역시 갈등을 중재할 시대의 어른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풀잎은 바람이 부는 대로 움직인다. 바람이 사물의 방향을 이끄는 원리처럼 지역사회에도 바람의 역할을 해야 할 시대의 어른이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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