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지역 경제의 실핏줄인 자영업자들이 유례없는 위기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최근 발표된 통계 지표들은 단순한 경기 침체 수준을 넘어, 지역 상권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원주에서 3년간 버티던 배달 음식점이 문을 닫고, 춘천의 프랜차이즈 식당이 개업 2년 만에 폐업을 결정하는 소식은 더 이상 일부의 불운이 아닌 강원 자영업계 전체가 마주한 ‘생존의 공포’다.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도내 자영업자 폐업 건수는 무려 5,966건에 달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지점은 폐업의 가속도다. 2025년 12월 한 달간 폐업 건수는 전월 대비 64.9% 급증한 2,855건을 기록했다. 두 달 사이에 폐업 규모가 2배 넘게 불어난 것이다. 이는 고금리, 고물가, 소비 위축이라는 삼중고를 견디다 못한 소상공인들이 마지막 보루였던 가게 문을 차례로 닫는 ‘도미노 폐업’ 현상이 본격화되었음을 의미한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전체 폐업의 26.2%를 차지한 소매업(1,563건)과 음식점업(1,262건)의 붕괴는 지역 주민들의 체감 경기를 더욱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골목상권을 지탱하던 상점들이 사라진 자리는 지역경제의 공동화 현상을 초래하며, 이는 다시 소비 감소로 연결되는 악순환의 굴레를 형성한다. 매출 하락 지표는 자영업자들이 처한 곤궁함을 여실히 증명한다. 올 1월 도내 소상공인 점포당 평균 매출액은 한 달 만에 160만원이나 급감했다. 특히 철원(-18.6%), 양구(-15.4%), 화천(-12.5%) 등 접경지역의 타격이 극심하다는 점은 뼈아프다. 인구 감소와 군부대 이전 등으로 이미 기초 체력이 약해진 접경지역 상권이 경기 불황이라는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자영업자들의 폐업은 개인 사업의 실패로 끝나지 않는다. 이는 가계 부채의 부실화, 지역 일자리 감소, 그리고 지역경제의 역동성 상실로 이어지는 국가적 손실이다. 도는 타 지역에 비해 영세 사업자의 비중이 높다. 위기 대응 능력이 부족한 이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생색내기식 정책이 아니라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핀셋 지원’이다.
정부와 자치단체는 우선적으로 금융 지원의 문턱을 낮추고 실질적인 채무 조정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 당장의 폐업을 막기 위한 긴급 유동성 공급은 물론, 폐업을 피할 수 없는 이들에게는 안전한 퇴로를 열어주는 재기 지원 사업도 대폭 확대해야 한다. 아울러 매출 급감을 겪고 있는 접경지역과 소외 지역을 위한 맞춤형 상권 활성화 대책도 미룰 수 없다. “손님이 하루 5명도 안 된다”는 현장의 비명은 지역경제의 침몰을 알리는 경고음이다.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에서 손을 놓지 않도록 정책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지자체와 유관 기관은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자영업자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에 사활을 걸어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