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특별자치도가 춘천시, 원주시와 손잡고 총 사업비 1,000억 원 규모의 ‘국가 양자클러스터’ 유치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올해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전국 5개 거점에 양자 거점을 조성하기로 한 가운데, 강원자치도가 예비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미래 첨단 산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이번 유치전은 단순히 국비 확보라는 차원을 넘어, 강원자치도가 ‘감자’와 ‘관광’의 이미지를 벗고 ‘첨단 과학기술의 메카’로 거듭날 수 있느냐를 가름할 중차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양자 기술은 흔히 ‘게임 체인저’라 불린다. 인공지능(AI)과 결합한 양자 컴퓨팅은 기존 슈퍼컴퓨터로 수백 년 걸릴 계산을 단 몇 초 만에 해결하며, 양자 통신은 도청이 불가능한 완벽한 보안 체계를 구축한다. 국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의 핵심 자산이다 보니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사활을 걸고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정부가 5곳의 클러스터를 지정해 집중 육성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전국 15개 광역지자체가 이미 경쟁 대열에 합류했으며, 각 지역은 저마다의 강점을 내세워 정부를 설득하고 있다. 강원자치도가 이번 공모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강원형 특화 모델‘의 구체화’가 시급하다. 정부는 양자컴퓨팅, 통신, 센서, 소부장, 알고리즘 등 5대 분야별로 클러스터를 지정할 계획이다. 다행히 강원 컨소시엄은 센서와 알고리즘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춘천의 데이터 산업 인프라와 원주의 의료기기·바이오 산업을 양자 센싱 및 알고리즘 기술과 어떻게 유기적으로 결합할 것인지가 핵심이다. 아직은 사업 구상의 초기 단계이지만 속도감 있는 전략 수립이 절실하다. 다음 달 신청서 접수와 7월 최종 발표까지 남은 시간은 결코 길지 않다.우선, 산·학·연·관의 강력한 유기적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클러스터의 성공 여부는 결국 사람과 기업에 달려 있다. 강원테크노파크를 중심으로 도내 대학의 연구 역량을 결집하고, 관련 기업들이 강원으로 이전하거나 투자를 결정할 수 있는 파격적인 인센티브 안이 마련돼야 한다. 정부가 강조하는 지역 특화산업과의 연계를 증명하려면, 양자 기술이 강원의 기존 주력 산업인 정밀 의료, 반도체, 디지털 헬스케어와 만나 어떤 시너지를 낼 것인지 실증적인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여기에다 지역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과 전방위적인 유치 활동이다. 7월 발표는 지방선거 직후라는 미묘한 시점과 맞물려 있다. 이는 자칫 정치적 논리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낳기도 하지만, 거꾸로 말하면 지역의 결집된 목소리가 중앙 정부에 전달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지역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이번 양자클러스터 유치가 강원자치도의 성공적 안착과 지역 균형 발전에 필수적인 사업임을 중앙 정부와 과기부에 강력히 피력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