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지역의 반려동물 장례식장이 부족해 보호자들이 반려동물의 마지막을 배웅하기 위해 타 지역으로 ‘원정 장례’를 치르고 있다.
고양이 16마리를 키우는 길영주(50·춘천 신북읍)씨는 최근 원주와 경기 가평, 충북 제천에 있는 반려동물 장례식장을 미리 조사했다. 10살을 넘긴 고령묘가 늘면서 갑작스러운 이별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길씨는 “반려동물 장례식장이 지역에 없어 마지막 가는 길을 제대로 배웅하지 못할까 걱정”이라고 했다.
도내 반려동물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장례 인프라는 부실하다. 현재 강원도에서 운영 중인 반려동물 장례식장은 원주와 강릉 두 곳뿐이다.
2026년 4월 기준 강원도에 등록된 반려동물은 13만2,984마리에 달한다. 원주 3만3,167마리, 춘천 2만7,216마리, 강릉 1만7,823마리 등 도심지역에 반려가구가 집중돼 있다. 반려동물 수가 2022년 9만8,559마리에서 5년 새 34.93% 늘어난 데다 1인 가구 증가까지 맞물리면서 장묘시설 확충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문제는 반려동물 장묘업은 대표적인 기피시설로 주민 반대가 거세고 지자체 인허가 문턱도 높다는 점이다.
춘천시 동산면에서 2019년부터 무허가로 운영된 한 반려동물 장례식장은 춘천시에 고발당해 지난달 문을 닫았다. 업체 대표는 그동안 춘천시에 건축물 용도변경을 수차례 신청하고 행정소송까지 진행했지만 끝내 허가를 받지 못했다.
무허가 업체마저 운영을 멈추자 춘천시 반려인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10일 한 시민이 춘천시 민원창구에 글을 올려 “죽은 아이를 데리고 1시간 넘게 차를 타고 타지역으로 갔다. 춘천에 사는 반려인들은 어디로 가야 하냐”며 장묘시설 확충을 요구했다.
전문가들은 지자체가 장묘시설을 양성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효종 인권행정사사무소 대표는 “장사시설은 민원업무 가중되는 기피 시설이라는 이유로 행정이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장사시설이 관리·운영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춘천시 관계자는 “춘천에 운영중인 곳이 없기 때문에 필요한 시설이라고 생각하지만 주민들의 반대가 심해 입지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공공장묘시설 건립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