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발언대]알고리즘의 벽을 넘어, ‘라이브 생방송‘ 토론회로 초대합니다

신광호 강원특별자치도선거관리위원회 홍보과장

가수의 진짜 매력을 느끼려면 컴퓨터 그래픽으로 정교하게 연출된 뮤직비디오도 좋지만, 반주를 최소화한 ‘라이브 생방송’ 무대를 보아야 한다. 음정을 보정해 주는 기기의 도움을 잠시 내려놓고, 온전히 자신의 호흡과 생목소리로 무대를 채울 때 비로소 가수가 전하고자 하는 진심과 오랜 시간 다져온 내공이 깊은 울림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화려한 무대 장치가 없어도, 관객과 눈을 맞추며 호흡하는 라이브 공연은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생생한 감동과 신뢰를 선사한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최근 전 세계 정치·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필터 버블 현상을 되짚어보게 된다. 오늘날 스마트폰 알고리즘은 우리가 평소 선호하는 성향의 정보나 짧고 흥미로운 숏폼 영상만을 끊임없이 추천한다. 선거에서도 마찬가지다. 유권자들은 자신이 호감을 느끼는 후보자의 잘 편집된 활약상이나, 정성스럽게 다듬어진 홍보물만 반복해서 소비하기 쉽다. 바쁜 일상 속에서 빠르고 친근하게 다가가는 이러한 소통 방식은 무척 편리하지만, 자칫 한쪽으로 치우친 정보의 섬에 갇혀 후보자의 전체적인 역량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기회를 잃게 만들 우려가 크다.

이러한 알고리즘의 벽을 넘어, 후보자의 역량과 정책 이해도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공신력 있는 공론장이 바로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후보자 토론회’다. 토론회는 사전에 준비된 대본을 읽거나 약간의 실수가 생겼다고 해서 재촬영을 할 수 없는 정치인들의 진정한 라이브 무대다. 일방적으로 자신의 장점만 나열하는 연설과 달리, 토론회에서는 입장이 다른 상대 후보와 건강한 긴장감 속에서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아야 한다. 이 과정을 지켜보면 화려한 공약 뒤에 현실성 있는 재원 마련 계획이 있는지, 저출생과 지역 소멸 위기 등 강원특별자치도가 직면한 과제들에 대해 얼마나 진지하게 고민해 왔는지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있다.

또한, 토론회는 위기 상황에서 후보자가 보여주는 ‘소통의 품격’을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 위기와 불확실성의 시대 속에서, 우리 지역이라는 배를 안전하고 올바르게 이끌어갈 든든한 ‘선장’이자 ‘조타수’를 뽑는 일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상대방의 날카로운 질문이나 예기치 못한 쟁점 앞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타당한 논리로 자신의 의견을 풀어내는 모습, 그리고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며 경청하는 태도는 유권자가 지역의 리더를 선택할 때 반드시 살펴보아야 할 핵심적인 기준이 된다.

우리가 일터에서 새로운 동료를 맞이할 때 화려한 이력서나 잘 쓰인 자기소개서만으로 합격을 결정하지 않듯, 심층적인 대면 면접은 필수적인 절차다. 하물며 우리 지역의 삶의 질과 직결된 막대한 예산을 다루고 나아갈 방향을 결정하는 지방선거에서, 도민들의 토론회 시청은 주권자로서 마땅히 행사해야 할 ‘최종 심층 면접’이자 신성한 권리인 셈이다. 비록 1~2시간가량 이어지는 토론회 시청이 짧은 영상들에 비해 다소 길게 느껴질지라도, 우리 동네의 더 나은 4년을 위한 귀중한 투자라고 생각한다면 결코 아깝지 않은 시간일 것이다.

이제 곧 각 시·군별로 후보자 토론회가 도민들의 안방을 찾아간다. 생방송 시간에 맞춰 시청하기 어렵다면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홈페이지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다시 볼 수 있도록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쏟아지는 수많은 알고리즘의 추천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면접관의 눈으로 화면을 응시해 보자. 대본 없는 생방송 무대, 꾸밈없는 진짜 목소리로 강원도의 희망찬 미래를 그려낼 진정한 선장이 누구인지 유권자 여러분의 혜안으로 확실하게 가려내 주시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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