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강력한 ‘엘니뇨’ 발생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강원 농가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 엘니뇨 시기 기록적인 폭염과 집중호우로 농작물 피해가 발생, 올해 선제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도내 농가는 2023년 7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이어진 엘니뇨로 한차례 직격탄을 맞았다. 춘천에서 배추농사를 짓는 홍창현(60)씨는 2023년 반복된 폭염과 폭우로 배추가 말라 죽거나 물러지는 피해를 입었다. 결국 배추 1만5,000포기 중 70%를 폐기하며 한 해 농사를 망쳤다. 홍씨는 “30년 넘게 농사를 지었지만 이상기후로 농사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걸 체감한다”며 “올해도 엘니뇨가 온다니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선에서 벼농사를 짓는 최상순(73)씨도 “병해충 피해를 입으면 농가는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어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엘니뇨는 태평양 열대 중부·동부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올라가는 현상이다. 한 번 강하게 발생할 때마다 폭염, 가뭄, 홍수, 태풍 등이 동시에 전 세계 기후를 뒤흔든다. 농작물 작황과 원자재 시장에도 충격을 주고 있어 엘니뇨 발생 전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 강원지방기상청은 올 여름 엘니뇨 발생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강원지방기상청 관계자는 “현재는 중립 상태지만 여름철 동안 엘니뇨로 발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12일부터 18일까지 관측된 열대 태평양 엘니뇨 감시구역의 해수면 온도는 28.3도로 평년보다 0.5도 높았다. 최근 세계기상기구(WMO)도 해수면 온도 편차가 2도 이상 벌어지는 ‘매우 강한’ 엘니뇨 가능성을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기후재난 대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정일웅 강릉원주대 대기환경과 교수는 “한반도 기후에 뚜렷한 영향을 미칠 동태평양 엘니뇨가 관측돼 여름철 강수와 기온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며 “농업인, 기후위기 취약계층에 대한 상시적인 재난 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