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앉아요. 따뜻한 스프와 고기가 있어요. 지친 나그네여. 도시에선 절대 알 수 없는 게 있죠. TV에선 절대 볼 수 없는 게 있죠. 소문의 낙원. 누군가 비웃으면 난 더 힘내요''. 남매 듀오 AKMU(악뮤)는 ‘소문의 낙원''에서 이렇게 노래한다. 외롭고 고된 삶에 지친 이들에게 전하는 담담한 위로다. 공개된 지 벌써 한 달이 넘었지만 여전히 차트 상위권에서 선두를 다투고 있다. 산들바람 같은 목소리에 치유받았다는 찬사가 잇따른다. ▼‘낙원''은 아무런 괴로움 없이 안락하게 살 수 있는, 현실 속에 존재하지 않을 것만 같은 그곳이다. 그렇다면 고통은 무엇이고, 즐거움은 무엇인가. 이 말에 쉽게 답할 수 없어 ‘낙원''의 모습은 제각각이다. 화가 이중섭은 손바닥만 한 은지화에 복숭아나무 밭에서 평화로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가족의 모습을 통해 자신만의 낙원을 그려냈다. 한국 근현대 미술계의 거장에게 낙원은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따뜻한 그곳이다. 목마른 자에겐 물 한 잔이, 추위에 떠는 이에겐 따뜻한 전기요 한 장이 ‘낙원''이다. ▼‘낙원''을 꿈꾸는 이유는 현실이 그만큼 팍팍해서다. 먹고살기조차 힘든 각박한 일상 속에서 삶의 소중함과 기쁨을 찾기란 쉽지 않다. 갈피를 잡을 수 없어 휘청이다 쏟아지기 직전의 물 잔 신세가 되어버린 마음들이 곳곳에 널려 있다. 개인의 문제라고 치부하기엔 너무 중대하다.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정책과 제도로 풀어내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조선시대 문인 허균이 소설 홍길동전 속 ‘율도국''을 꿈꾸었듯 시대가 원하는 ‘낙원''을 그려내야 한다. ▼6·3 지방선거가 7일 앞으로 다가왔다. 모든 근심과 걱정이 사라진 환상 속 ‘낙원''은 아니더라도 눈앞에 닥친 삶의 무게를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한 때이다. 소소한 정책과 약속이 누군가를 잠시 ‘낙원''으로 데려다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다시 ‘소문의 낙원''으로 돌아가 보자. 악뮤는 이렇게 말한다. 우린 모두 ‘그곳''을 찾아 떠나왔고, 겁쟁이는 절대 모를 세상이 있다고. ‘낙원''은 멀리 있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