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을 맞아 8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대체 불가 대한민국''이라는 국정 슬로건을 내걸고 진행된 이번 회견은 집권 1년 차의 성과를 되짚어보고, 향후 집권 2년 차에 전개할 국정 운영의 로드맵과 현안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는 자리였다. 지난 1년이 엄중한 대내외적 위기 상황 속에서 국정을 수습하고 대한민국을 국제사회에 당당히 복귀시키기 위한 ‘기반 다지기''의 시간이었다면, 이제는 국민이 삶에서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국정 성과를 창출해야 하는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음을 선언한 셈이다.
돌아보면 지난 1년은 안팎으로 격랑의 연속이었다. 격변하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 이 대통령은 여러 해외 순방을 소화하며 역대 어느 정부보다 역동적인 정상외교를 펼쳤다. 특히 남반구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을 아우르는 ‘글로벌 사우스''와의 협력을 본격화하며 외교적 지평을 넓힌 점은 주목할 만한 성과다. 국내적으로도 수백 차례의 현장 행사를 진행하며 민생의 목소리를 경청하고자 노력한 통계는 그간의 분주했던 발걸음을 대변한다. 그러나 화려한 외교적 수사나 통계적 수치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냉정한 삶의 현실이다.
고물가와 고금리의 장기화로 서민 경제의 그늘은 깊어만 가고, 청년층의 고용 한파와 내수 위축은 여전히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 대통령이 회견에서 강조한 경제 체질 개선과 미래 성장 동력 확보라는 구상이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집권 2년 차에는 보다 정교하고 속도감 있는 정책 집행이 뒷받침돼야 한다. 경제적 불확실성을 걷어내고 민생의 안정을 이루는 것만이 정부의 유능함을 입증하는 단 하나의 길이다.
무엇보다 이번 회견에서 던져진 주요 현안들에 대한 해법은 앞으로 정국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히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 대책은 여야 간의 첨예한 대립과 사회적 갈등을 내포하고 있는 난제 중의 난제다. 이 대통령이 국정운영의 유일한 기준을 오직 국민에 두겠다고 천명한 만큼, 이 사안들을 풀어가는 과정 역시 철저히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져야 한다. 야당과의 전향적인 대화와 소통을 통한 ‘정치적 협치'' 없이는 그 어떤 거대한 개혁 과제도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채 공전할 수밖에 없다. 야당을 설득하고 국가적 통합을 이끌어내는 정치력이 가동되어야 할 때다.
대통령의 임기 5년 중 1년은 국정의 방향타를 세우는 기간이다. 이제 방향은 제시되었고 본격적인 항해가 시작된다. ‘대체 불가''라는 과감한 슬로건은 국가적 자부심을 고취하는 데 유용할지 모르지만, 그 이면에는 무거운 책임감이 자리 잡고 있다. 집권 2년 차의 이재명 정부는 외교적 성과를 국내 민생 활력으로 연결하고, 갈등적 현안을 대화와 타협으로 정면 돌파하는 유연성과 결단력을 동시에 보여줘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