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자영업이 흔들린다]1. 거리로 내몰린 자영업

 서민경제의 버팀목이 되고 있는 자영업자들이 바람 앞의 등불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일자리 부족으로 너도나도 자영업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위축된 소비심리는 개선기미가 안보이는데다 대형마트 등 거대 자본에 짓눌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는 자영업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추진중에 있어 또한번 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처해있다. 자영업자의 붕괴는 우리 사회의 중심축 가운데 하나인 중산층의 몰락을 가속화해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성장잠재력을 잠식시킨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지역 자영업자들의 어려운 현실과 원인, 문제점 등을 짚어보고 자영업자 보호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짚어본다.

 -돈벌던 호시절 옛말 문열면 밑지는 장사

 “경기? 말도마요. 손님이 없는데 경기는 무슨….” 강원대학교 인근에서 DVD방을 운영하는 강모(52)씨는 업계 경기를 묻는 기자의 말에 손사래부터 쳤다. 강씨는 DVD방을 연지 3년째로 접어들지만 매출은 3년전에 비해 30%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말한다. 그는 “워낙 불경기인데다 대학생들이 취직도 안돼 공부에 매달리다보니 DVD방을 찾지 않는다”고 전했다.

 원주시 단구동에서 치킨집을 운영했던 배모(여·37)씨의 경우도 마찬가지. 가게 주변이 아파트 밀집지역이 되면서 동종업체가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경기불황까지 겹쳐 하루평균 20여마리의 치킨 판매량이 2년사이 3~4마리로 감소했다. 사정이 이렇자 배씨는 지난해말부터 가게를 내놨지만 마땅한 인수자가 없어 몇개월째 적자운영을 계속하다 다행이도 지난주에나 가게가 팔렸다고 했다.

 이처럼 수년간 이어진 경기침체는 자영업의 붕괴를 가속화하고 있다. 여기에 구멍가게 소규모 음식점 등 영세자영업자들은 대형마트와 기업형 편의점 등 거대자본에도 밀리면서 개점과 폐업을 반복하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자료에 따르면 국내 유통시장이 개방된후 지난 10년동안 슈퍼마켓 등 소규모 점포의 위상은 추락한 반면, 대형할인점, 편의점, 무점포판매 등은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할인점의 판매액은 779.6%, 편의점은 197.2%로 급증한 반면 슈퍼마켓과 구멍가게가 주를 이루는 기타소매업은 각각 19.4%, 12%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도내에도 대형마트와 편의점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영동권의 경우 지난해말까지 2,584개 수퍼마켓이 등록돼 있었으나 현재까지 실제 영업을 하는 곳은 절반도 안되는 1,100여개소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함께 한국음식업중앙회도지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동안 경영난 등으로 폐업신고한 도내 업소는 50여개에 이르고 허가권만 유지한 채 개점휴업하는 업소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도내에서 수백여개의 음식점들이 문을 닫고 있다는 것이 도지회의 분석이다.

 음식업도지부 관계자는 “불경기에 업종을 전환하려 해도 '되는 장사'가 없어 하고 있는 가게나 붙들고 있는 사람도 부지기수”라며 “음식업소 뿐만아니라 대부분의 자영업자들 상황이 비슷하다”고 했다.<홍경진기자·hongzine@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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