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생물이야기]입덧의 까닭? (4)

고통스러운 입덧 건강한 임신의 신호

이야기를 본론으로 끌고 온다. 어찌하여 아기를 가지면 어김없이 입덧이 나는 것일까? 메스껍고 구역질나는 오심구토(惡心嘔吐), 임신 2주면 시작하여 12주쯤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 감쪽같이 잦아들어버리는 입덧. 이른 아침 공복 때에 심하기에 영어로는 'morning sickness'라 하지만, 그렇다고 아침에만 그런 것이 아니다. 이를 삼신할머니의 시기질투라고 해야 하는가. 의학이 날고 기어도 아직도 그 까닭을 알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누가 뭐라 해도 입덧(악조증·惡阻症)은 태아를 보호하는 긴요한 생리현상이며 태반(placenta)이 잘 발달하고 있다는 증거다. 임신 3~4개월까지는 태아의 기관발생이 가장 활발할 시기다. 이때 만일 임산부가 게걸스럽게 아무거나 마구 먹다보면 음식에 묻어(들어) 있는 바이러스나 곰팡이, 세균에다 농약, 중금속은 물론이고 어류나 육류 기생충이 들어와서 태아에 해를 끼쳐서 기형아 출산이나 조산, 유산의 위험이 늘게 된다. 이런 저런 약도 태아엔 그지없이 해롭다. 입덧을 못 참아 약을 먹는다. 부디 삼가라. 입덧 치료제로 쓰였다가 온 세상을 발칵 뒤집어놨던 약 중의 하나가 바로 그 섬뜩한 탈리도마이드다. 탈리도마이드증후군(Tha lidomide syndrome)을 일으킨 약 말이다. 여느 약치고 부작용이 없는 것이 없으매….

어이없는 해석에 마뜩찮게 여기지 말 것이다. 에둘러 말하지 않겠다. 놀랍게도 음식을 못 먹게 한 주인공이 바로 엄마 배 속의 나(태아)였다. 좀 매정하고 섬뜩한 느낌이 들지만 '어머니는 숙주(버마재비)요, 태아는 기생충(연가시)'이라는 등식이 성립된다. 짓궂게도 기생충이 숙주의 행동을 바꾸는 예가 바로 홑몸이 아닌 임부(妊婦)의 입덧이었다니! 허허, 어미의 건강은 아랑곳하지 않는 몰염치한 태아 놈!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지지리도 못 생긴 발칙한 자식! 이제 결론이다. 고통스런 입덧은 건강한 임신의 신호로 유산위험을 줄이고, 기형아가 될 확률도 낮추며, 지능지수(IQ)가 높은 아이를 출산할 가능성을 높인다.

그래서 엄마는 그렇게 이를 앙다물고 모질게도 참는다! 하여, 입덧은 심할수록 태아에게 더 좋다! 어머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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