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지 판매 업자 2명 입건
학교 급식업체까지 납품
일반기름에 깨향이 나는 향신료를 섞은 후 수년 동안 시중에 참기름이나 들기름으로 유통해 수십억원을 챙긴 업자들이 잇따라 경찰에 붙잡혔다.
원주경찰서는 2일 가짜 참기름과 들기름을 전국 음식재료 판매상 등에 판매한 혐의(식품위생법위반, 허위표시과대광고 혐의)로 최모(50·경기 광주)씨와 박모(45·대전)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2008년 11월부터 지난 1월까지 경기도 광주에서 A농산이라는 상호로 참기름 제조 판매업을 하면서 대두유(콩기름)에 깨향이 나는 향신료를 섞어 참기름, 들기름이라는 상표를 부착한 후 서울, 경기, 강원 등 전국 각지에 판매한 혐의다.
최씨는 가짜 참기름, 들기름을 1.8ℓ짜리 용기에 넣고서 1병당 8,700원에 5년간 1만6,000병을 판매했으며 그 사이 챙긴 돈은 무려 14억원에 달한다.
대전에서 참기름 제조 판매업체 B농산을 운영하는 박씨 역시 대두유나 깻묵 추출물에 깨향이 나는 향신료를 섞는 등 같은 수법으로 2008년 2월부터 지난 3월까지 1.8ℓ짜리 가짜 참기름을 1병당 7,300원씩 받고 2만여병을 팔아 15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들이 판매한 가짜 참기름과 들기름은 식당, 식자재 판매상은 물론 인터넷을 통해 일반 소비자와 심지어 학교 등 급식업체에도 납품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가짜 참기름 용기의 성분 표시에 실제 함유된 대두유, 깻묵 추출물, 향신료 등의 혼합 내용을 기재하긴 했지만 글씨가 너무 작아 소비자가 알아볼 수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같은 이유로 대부분의 소비자가 참기름이라는 큰 글씨가 새겨진 상표만 보고 진짜 참기름으로 오인해 구매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들이 가짜 참기름을 생산하면서 제조설비를 세척조차 하지 않는 등 비위생적인 상태에서 작업한 것으로 보고 위생 상태 등도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현재 시중에 판매 중인 100% 국산 참기름은 1.8ℓ당 12만원에, 중국이나 인도산은 6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너무 싸게 판매되고 있는 참기름은 참깨향이 나는 향미유를 섞어 판매하는 것일 수도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주=김설영기자 snow0@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