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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100년의 전통, 강원의 맛]“팔 아파 병원 갔더니 심각하다는데… 부치기 못 부칠까봐 수술 못 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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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임직 대표

◇전남 벌교에서 평창으로 시집와 40년째 메밀부치기와 메밀전병을 만들기 시작한 한임직(71·오른쪽)) 메밀나라 대표가 지금은 맏딸 김영숙(가운데)씨 및 동생과 함께 일하고 있다.

“잊지 않고 찾아주고, 맛있다고 하면 그걸로 만족이죠.” 한임직(71) 메밀나라 대표는 김치를 찢어 솥뚜껑에 깔고 부추를 얹고 메밀반죽을 한 국자 떠 김치와 부추 위에 끼얹고 잠시 후 뒤집어 완성하는 메밀부치기를 연신 부쳐내며 웃었다.

결혼 시즌인 봄, 가을은 물론 피서철인 여름철과 명절 등 사시사철 손님이 찾기 때문에 정기휴일이 따로 없고 택배물량이 없는 날에 쉬는데 한 달에 2, 3일 정도 문을 닫는다. 특히 5일, 10일에 5일장이 열리면 한씨의 가게는 말 그대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빈다. 부치기 장사를 하며 2남4녀를 키워 낸 한씨는 “6남매 중 4남매가 평창에 살고 있어 김장김치를 담글 때는 사위들까지 일손을 보태고 있어 큰 힘이 된다”고 자랑했다.

팔이 아파 병원에 갔더니 수술을 해야 할 정도라고 했지만 수술하게 되면 부치기를 부칠 수 없게 될까 봐 수술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3년 전부터 맏딸 영숙씨가 일손을 돕고 있으며 한씨의 동생 김복랑(62)씨도 2년 전부터 함께 일하고 있다. 영숙씨는 “어머니는 아프다가도 시장에만 오면 살아나시는 분이다”며 “여기 있어야 당신이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드시나 봐요”라고 말했다.

평창=정익기기자igjung@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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