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20일 우리 측 비무장지대(DMZ)에 기습 포격을 가한 이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며 긴박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기승전(起承轉)이 명확했던 지난 나흘간의 상황을 돌아본다. 주민들은 하루 속히 원만한 결(結)이 맺어지길 바라며 남북 고위급 회담에 눈과 귀를 기울이고 있다.
긴박했던 나흘 … 현재 상황은
21일 한미연합작전체제 가동
22일 2+2 고위급 접촉 돌입
23일 한차례 정회 후 재개돼
도 접경지 주민 6,500명 대피
■발단=지난 20일 오후 3시53분께 북한군이 경기 연천군 중면 우리측 DMZ를 향해 14.5㎜의 고사포를 발사했다. 이는 대북 확성기 인근 야산에 떨어졌다. 4시12분께 북한군은 다시 76.2㎜ 평곡사포(직사화기)로 군사분계선 남쪽에 3발을 발사했다.
우리 군은 1시간가량 지난 오후 5시4분께 K-55 자주포 29발을 군사분계선 북쪽 500m 지점에 대응 사격했다. 오후 6시께 박근혜 대통령은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주재, 도발에 단호히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비슷한 시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비상확대회의를 긴급 소집해 준전시상태를 선포하고 48시간 이내(22일 오후 5시) 대북 확성기 철거를 요구하는 최후 통첩을 했다.
■긴장 고조=21일 새벽 북한은 군사작전 지휘관을 전선으로 급파한다며 위협의 수위를 높였다. 이날 오전 9시께 한·미 연합작전체제가 전격 가동됐다. 오전 10시께에는 한·미 감시자산을 통해 북한군 화력부대가 전방으로 집중되는 움직임이 잡혔다.
오전 10시30분께 우리 군은 북한에 전통문을 통해 “경거망동 시 강력 응징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오후 1시30분께 박 대통령이 경기 용인 3군사령부를 방문했고 오후 4시께 NSC 상임위가 다시 열렸다. 이 사이 북한은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의 발사태세를 갖춰 무력 시위를 이어나가는 한편 김양건 당 비서 명의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의 접촉을 제의했다. 정부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으로 급을 높이라고 역제의했다.
오후 8시께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대국민담화를 통해 “도발 시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밤 11시55분께 북 외무성은 “전면전도 불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운과 극적 대화=22일 오전 10시30분께 북한의 76.2㎜ 평곡사포가 DMZ 내에 배치됐고 우리 군은 미군과 동시에 전투기 8대를 출격시켜 북한을 압박했다. 최후 통첩 시간이 다가오며 오후에는 전국 접경지역에 주민대피령이 내려져 도내 주민 6,500여명도 대피했다.
이날 내내 철원 화천 양구 인제 고성지역에는 군용차량과 헬기 등의 이동이 많아지고 포병전력이 속속 집결하는 모습이 포착돼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그러나 최후 통첩을 2시간가량 남긴 오후 3시께 판문점에서 남북 고위급 접촉이 있을 것이라고 청와대가 긴급 발표했다. 오후 6시36분께 판문점 우리 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북측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김양건 노동당비서와 회담을 시작했다.
회담은 23일 새벽 4시15분께 양측의 의견 차로 정회됐으며 이날 오후 3시 이후 재개됐다. 북측은 대화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대표적 비대칭 전력인 잠수함 작전을 강화하는 등 화전양면 전술을 썼다.
최기영기자 answer07@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