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 도당위원장 등 총출동 지지 호소
일부 정당 반발감 주지 않으려 연설 자제…관심은 저조
5·9 대선 공식 선거운동 첫 날인 17일 오전 7시30분. 유동인구가 많은 춘천지역 사거리와 오거리 등 이른바 유세 명당은 흥겨운 음악소리로 가득 찼다. 유행가를 개사해 만든 '선거송'이다.
노래에 맞춰 선거운동원들이 열심히 후보의 이름이 쓰인 피켓을 흔들었다. 주인공 없이 하는 선거운동이지만 더불어민주당 심기준 도당위원장, 자유한국당 김진태 국회의원, 국민의당 조성모 도당위원장, 정의당 김용래 도당위원장 등 각 도당 수장들을 비롯해 도의원 및 시·군의원들이 총출동했다.
출근시간이 가까워지면서 도로 위 차량 수가 늘고, 거리에 사람들도 삼삼오오 나타났지만 대선에 직접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이들은 드물었다. 국정농단 사태와 대통령 파면 등에 따른 정치권에 대한 분노와 상처가 아직 남아있는 듯했다. 출근길 춘천 중앙로에서 만난 이세연(여·27)씨는 “이번에는 제대로 된 사람을 뽑긴 해야 하는데 아직 잘 모르겠다. 길거리에서 선거운동 하는 장면을 막상 보니 고민이 더 깊어진다”고 말했다.
김봉희(53·춘천시 석사동)씨는 “뭘 잘했다고 음악을 틀어놓고 지지를 호소하는지 정치인들 보면 한숨이 나온다. 그래도 아침부터 나와 열심히 하는 걸 보니 다시 고민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듯 더불어민주당 등 일부 캠프는 출근길 연설을 아예 하지 않았다. 월요일 출근길부터 마이크를 잡고 큰 소리로 지지를 호소하는 것이 유권자들의 피로감과 반발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떠들썩한 율동보다는 차분한 손짓과 몸짓으로 진정성을 호소하는 선거운동에 초점을 맞췄다. 한 캠프 관계자는 “날씨도 궂은 데다 후보들 방문이 없다 보니 생각보다 선거 분위기가 뜨지 않는다”며 “유권자들의 시선을 어떻게 사로잡을지 고민”이라고 했다. 이날 각 정당은 춘천 원주 강릉을 비롯해 도내 18개 시·군에서 일제히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원선영기자 haru@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