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에 분주히 출근 준비를 하다가 코에서 무언가 주르륵 흐르는 느낌이 들어 손으로 만져 보니 피가 묻어 있거나, 아침에 늑장부리는 아이를 서둘러 학교에 보낼 준비를 시키는데 코에서 피가 흐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코피'와 관련된 에피소드다. 흔히 '코피'라 일컫는 비출혈은 일상 생활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코 질환 중 하나다. 비출혈은 특별한 치료 없이 저절로 멈추기도 하지만 때로는 출혈량이 많아 응급실을 방문하기도 한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대부분은 국소적인 원인으로 코를 후비는 습관, 코뼈 골절 등의 외상, 양쪽 콧구멍 사이에 위치한 비중격의 구조적 이상, 염증, 종양 등이 있으며 드물게는 전신적인 원인으로 혈액응고장애, 고혈압, 동맥경화 및 유전성 모세혈관 이상으로 발생할 수 있다.
비출혈이 발생하면 당황하지 말고 응급처치를 먼저 시도해본다. 우선 머리를 앞으로 기울여 피가 목 뒤로 넘어가지 않도록 한다. 특히 소아의 경우에는 아이들이 피를 삼키는 것을 부모가 모르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하며, 누워 있을 경우에도 머리를 옆으로 돌려 피를 뱉어 낼 수 있게 하는 것이 좋다. 머리를 앞으로 기울이는 이유는 목 뒤로 넘어가는 피가 기도를 통해 폐로 들어가 흡인성 폐렴을 일으키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그다음 코의 앞쪽, 즉 부드러운 콧망울 부분을 손가락으로 15분 정도 강하게 누른다. 비출혈의 경우 출혈 과다로 인해 중대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처하도록 한다.
비출혈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소아의 경우 많은 경우 손가락에 의한 국소적인 외상이 원인이 되므로 콧구멍을 후비지 않도록 교육하는 한편 알레르기 비염 등의 동반 여부를 이비인후과 전문의에게 진단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그 밖에 추운 날 외출 시에는 두꺼운 방한복과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필요하며 가습기를 이용해 충분한 실내 습도를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특히 고령의 환자, 고혈압 및 동맥경화를 동반하거나 항혈소판제 등을 복용하는 환자의 경우 이러한 예방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