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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 아파트 화재로 20대 아들과 60대 모친 숨지고 13명 부상…대피한 60대 부친은 가족 찾아다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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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당국, 화재 발생 2시간여 만인 오전 10시 42분 완진
노후 아파트라 스프링클러 설치 안돼…화재 피해 키운 듯

◇17일 오전 8시 10분께 서울 마포구 창전동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진화하고 있다. 2025.8.17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7일 서울 마포구 창전동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2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해당 동에 거주하는 주민 89명은 긴급 대피했다.

숨진 20대 남성과 60대 여성은 모자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은 현장에서 사망했고 어머니는 심폐소생술(CPR)을 받은 후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부상자 13명 가운데 중상 1명 경상 12명으로 집계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불은 이날 오전 8시 10분께 마포구 창전동의 20층짜리 아파트의 14층 한 세대에서 시작됐다.

'검은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차량 79대, 인원 252명을 동원해 오전 10시 42분에 불을 완전히 껐다.

앞세대에 거주하는 70대 신모씨는 "집을 나와 있었는데, 다른 주민이 '펑' 소리가 나면서 실외기 쪽으로 불과 검은 연기가 보였다고 전해줬다"며 "열 때문에 우리 집도 도어락이 안 열려 딸과 손주 2명이 한 시간 넘게 갇혀있었다"고 전했다.

옆 동에 살던 70대 남성도 "아침에 밥 먹는데 '퍽퍽' 소리가 나서 보니까 불이 나 있더라"며 "옆 동인 데도 모두 대피했다"고 말했다.

이웃 주민들에 따르면 불이 난 세대에는 숨진 모자의 남편이자 아버지인 60대 남성도 거주했다. 자력 대피한 아버지는 이웃 주민을 붙잡고 "우리 아들 못 봤냐"며 가족을 찾아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아들은 인근 명문대에 다니는 학생이라고 일부 주민은 전했으나 확인은 되지 않았다.

마포구청은 대피한 주민들을 위해 숙소 등 지원 방안을 논의 중이다.

◇17일 서울 마포구 창전동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 소방대원들이 잔불을 정리하고 있다. 2025.8.17

소방은 화재가 발생한 14층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화재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950세대 규모의 이 아파트 단지는 1998년 준공됐으며, 당시는 16층 이상 공동주택의 16층 이상 층에만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였다.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4년 이전 지어진 노후 공동주택 단지 4만4천208곳 중 65%인 2만8천820곳이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004년부터는 11층 이상 아파트 전체에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됐다.

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현황을 조사 중이다.

◇17일 서울 마포구 창전동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 소방대원들이 진화하고 있다. 2025.8.17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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