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평창올림픽]강릉 현지인이 추천하는 '숨은 맛집'

맛의 도시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강릉이다. 동해바다에서 난 특산품이 넘쳐

나고 지역의 대표 맛집들도 즐비하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수많은 외지인들이 맛의 도시 강릉을 찾아 후회 없는 맛집 투어를 계획할 것이다.

수많은 맛집 검색으로 ‘결정 장애’를 겪고 있을 그들을 위해 강원도를 누구보다 잘 아는 강원도 대표 언론 ‘강원일보’ 기자가 ‘현지 지역 주민들이 사랑하는 맛집’을 소개하고자 한다. 어린 시절부터 강릉 사람들이 즐겨 찾았던 추억의 맛집, 외부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지인은 다 아는 맛집 6곳을 소개한다.

◇ 진주식당 (대표 : 장병용)

◇'진주 식당'의 소머리국밥.

강릉시 성남동 중앙시장 안에는 순대 골목이 있다. 이 골목에는 오래되고 유명한 소머리 국밥, 순대국밥 가게가 10여 채 들어섰다. 그 중 현지인의 추천으로 간 곳은 바로 ‘진주 식당’ 이다. 20년간 한 자리를 지켜온 이곳의 대표 메뉴는 ‘소머리 국밥’이다. 진하고 담백한 국물이 현지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그 날 그 날 평창에서 잡은 거세 한우를 10시간 피를 빼내 가마솥에 넣어 푹 삶아 만든 국물을 사용한다. 이곳은 하루 150인분 가량 정해진 양만 판매한다. 강릉식 소머리국밥은 들깨가 아니라 깨소금이 들어간 것이 특징이다. 진한 국물에 고소함을 더한 국물 한입이면 추위에 언 몸도 사르르 녹아내린다. 쫀득쫀득한 머릿살과 살코기가 듬뿍 들어간 소머리 국밥에 밥 한 공기 말아 먹으면 이만한 몸보신이 없다. 구수한 국물 맛이 일품인 이곳 ‘소머리 국밥’의 가격은 7,000원이다. 영업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

◇ 토방 손칼국수( 대표 : 박미녀)

◇’토방 ’의 손칼국수와 비빔밥

강릉 시내 중심가에서 골목골목을 따라 들어오면 전통 찻집이 연상되는 손칼국수 집을 찾을 수 있다. 가게 내부가 황토로 만들어져 이름이 ‘토방’이다. 2002년 강릉시 금학동에 문을 연 이곳은 대학로에 위치해 초창기 대학생들이 많이 찾아왔다. 그 시절 대학생들이 이제는 직장인, 아저씨, 아줌마가 되어 아이의 손을 잡고 찾는 추억의 맛집이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손칼국수와 비빔밥. 매일 아침 사장님이 근처 중앙시장에서 직접 장을 봐온 신선한 재료를 사용한다. 자루에 멸치와 다시마, 대파 뿌리 등 갖은 재료를 넣어 육수를 내는 옛날 방식을 17년째 고수 하고 있다. 기계로 뽑지 않고 직접 빚은 반죽을 썰어낸 손칼국수라 면발의 쫄깃함은 두 말할 것도 없다. 김가루 가득 띄운 국물에 김치 한 조각 얹어 후루룩 먹어보면 속 풀이 음식으로 제격이다. 손칼국수집이지만 이 집의 ‘스테디 셀러(Steady-Seller)’는 따로 있다. 바로 비빔밥이다. 평범해 보이는 비빔밥이지만 맛은 상상 이상이다. 철 그릇에 갖은 채소가 예쁘게 담아져 나온 비빔밥은 비주얼로 군침을 자극한다. 칼국수 먹으러 왔다가 비빔밥에 감동 받고 간다고 입소문이 났다. 비빔밥이 궁금한 외국인들도 자주 찾는 맛집이다. 쫄깃한 면발의 손칼국수 가격은 7,000원. 비주얼에 놀라고 맛에 한 번 더 놀라는 비빔밥의 가격은 8,000원이다.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

◇ 짱분식 (대표 : 박둘이)

◇'짱분식'의 스페셜 모듬과 감자고로케, 양념탕수육.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던 시절 강릉 학생들을 배부르게 했던 그때 그 분식집이 있다. 강릉 사람들에게 ‘고추 골목’하면 ‘분식집 골목’으로 알려져 있었다. 고추 방앗간이 많아서 이름 지어진 이 골목에 1990년대 말 분식집 10곳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그 많던 고추골목 분식집들은 세월이 지나면서 하나씩 문을 닫았지만 유일하게 ‘짱분식’이 남아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강릉사람들에겐 학창시절 이곳에 오면 옆 학교 친구를 만날 수 있는 그런 곳이었다. 18년간 한 자리를 지키고 있었으니 추억이 켜켜이 쌓일 만도 하다. 가게 내부 벽지에는 낙서가 한가득, 어린 시절의 추억이 서려있다. 사장님 혼자 가게를 운영하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이곳의 메뉴는 다양하다. ‘뭘 시켜야 할까?’ 고민이라면 현지인들이 추천하는 메뉴로 골라보자. 이곳의 히트 아이템은 바로 ‘감자 고로케’다. 으깬 감자에 채소와 설탕을 넣고 기름에 튀겨 만든다.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이 고로케 위에 추억의 소스 일명 ‘케요네즈’ (케첩+마요네즈) 가 얹어지면 맛은 그야말로 화룡정점이다. 고로케 4개의 가격도 1,000원으로 매우 저렴하다. 이곳을 와본 사람이라면 고로케 이외에도 이것저것 섞여져 나오는 '정식세트'를 시키길 추천한다. 가장 많이 먹는 스페셜 모듬은 떡볶이, 튀김, 순대, 달걀, 만두가 나오는데 단돈 6,000원이다. 양념만두 스타일로 양상추에 양념이 버무려져 나오는 양념탕수육도 안 먹으면 후회하는 메뉴다. 양념탕수육의 가격은 3,000원이다. 밀 떡볶이가 그리울 때! 주머니 사정이 빈약하지만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싶다면 ‘고추 골목’ 유일한 분식집 ‘짱 분식’을 찾아보자.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

◇ 싸전 (대표 : 방순자)

◇'싸전'의 야채빵.

강릉시 금학동 택시부광장 앞에는 간판에서부터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빵집이 있다. 쌀가게라는 이름의 빵집 ‘싸전’은 요즘 흔한 ‘베이커리’ 라기 보다는 오히려 ‘곳간’ 같다. 오래된 가게 외관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집은 30년간 이어온 옛날 방식 그대로 빵을 만든다. 굽는 빵이 아니라 기름에 튀겨낸 빵이다. 다락방에서 반죽한 빵을 1층에서 숙성시켜 바로 기름에 튀겨낸다. 가게에 가면 즉석에서 부부가 분주하게 빵을 만드는 모습을 쉽사리 볼 수 있다. 1,000원에 3개하는 찹쌀 도너츠부터 1,000원하는 야채빵과 고로케 등 어린 시절 먹던 빵이 주 메뉴다. 이 집의 특징은 빵 나오는 시간이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미리 만들지 않고 하루 판매량을 그때그때 만든다. 매일 오전 7시 출근한 부부는 9시까지 찹쌀 도너츠를 만들고, 오전 11시에는 야채빵과 슈크림 빵을, 12시30분에는 고로케빵을 만든 뒤 1시와 2시에 흰 앙금 빵을 만든다. 이 마저도 정해진 순서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만들 빵을 결정한다. 무작정 갔다면 원하는 빵을 사지 못할 수도 있다. 공장식에서 찍어낸 빵이 아니라 모양도 일정치가 않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야채빵’과 ‘찹쌀 도너츠’다. 야채빵은 양상추와 당근을 썰어 마요네즈에 버무리고 오이 한 점을 잘라 케첩을 넣어 만든다. 동네시장에서 사먹던 그때 그 시절 빵이다. 한 입 베어 먹는 순간 어린시절의 추억이 떠오른다. 팥 앙금을 품고 있는 ‘찹쌀 도너츠’는 즉석에서 설탕을 묻혀 하얀 봉투에 넣어 준다. 고로께,햄버거,사라다빵이라고 적혀있는 하얀 봉지 디자인에서 ‘응답하라 1987’ 느낌이 물씬 풍긴다. 추억의 빵집인 이곳의 영업시간은 오전 9시부터 빵 품절시 까지.

◇ 밤마차 (대표 : 김대중)

◇'밤마차'의 닭사리.

“강릉사람이라면 썬프라자 호텔 맞은편 곶감전에 있던 ‘밤마차’ 하면 다 알아요” 밤마차의 주인 김대중씨가 자신 있게 취재진에게 말을 건넸다. 지금은 교동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가게를 이전한 후에도 단골손님의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1980년부터 장인 장모님이 리어카에서 팔던 포장마차 음식을 사위가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의 인기 메뉴는 ‘닭사리’이다. 30년 전 야채사리이던 것에 닭고기를 넣어 ‘닭사리’를 탄생시켰다. 다른 지역에서는 먹고 싶어도 흔하지 않아 먹지 못하는 메뉴다. 이 음식은 ‘야채사리’라는 본명 그대로 양배추, 참나물, 깻잎, 부추 등 채소가 듬뿍 들어간다. 진한 양념에 탱탱한 우동 면발이 눈에 띄는 이 음식은 보기엔 얼핏 매콤해 보이지만 맵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닭사리를 다 먹었다면 김가루가 얹어진 고소한 볶음밥을 먹는 일도 잊지 말아야 한다. 닭사리의 감동이 채 가시기도 전에 볶음밥이 더 진한 감동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기본상으로 나오는 볶음 김치도 음식의 풍미를 더한다. 고향 떠나온 사람들이 강릉에 오면 꼭 먹는 음식으로 정평이 나있다. 둘째, 넷째 주 일요일이 휴무지만 명절에는 고향 찾아온 고객들의 원성에 하루도 쉬지 못한다. 밤마차의 영업시간은 오후 5시부터 자정까지.

◇ 해성 횟집( 대표 : 최정인)

◇'해성횟집'의 삼숙이탕.

강릉시 성남동 중앙시장 건물 2층에는 이름난 횟집이 있다. 엄밀히 말하면 회가 없는 횟집 ‘해성 횟집’이다. 이곳의 메뉴는 ‘삼숙이탕’과 ‘알탕’ 단 두 개뿐이다. 삼숙이는 ‘삼세기’라는 생선의 강릉 사투리다. 아귀처럼 못생겨서 예전엔 잡혀도 먹지 않고 버리던 생선이었다. ‘삼숙이 탕’을 전문으로 하는 이곳은 1995년 문을 열어 23년째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삼숙이 탕’을 하는 곳이 처음엔 이곳 뿐 이었지만 점차 유명해지면서 주변에 삼숙이탕을 하는 집도 여럿 생겨났다. 이집 삼숙이탕이 특별한 이유는 국물 맛에 있다. 고춧가루나 소금을 사용하지 않고 국산 콩을 이용해 직접 만든 고추장을 사용한다. 2년간 숙성시킨 고추장은 시원 칼칼한 국물을 만들어낸다. 못생긴 삼숙이와 곤이, 대파와 미나리가 냄비에 텀벙 들어가 우려진 삼숙이탕은 속 풀이 음식으로 그만이다. 삼척에서 잡은 삼숙이를 냉동이 아닌 생물 상태에서 요리한다. 삼숙이 살은 입에 넣자마자 부서질 정도로 흐물흐물하고 부드럽다. 언론에 알려지고 전국적 유명세를 타면서 강릉 전통음식 3호로도 지정됐다. 깊고 시원한 국물에 해장이 간절하다면 이곳을 찾아보자. 삼숙이탕과 알탕의 가격은 각각 10,000원. 영업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3시, 오후 5부터 오후 7시30분. 브레이크 타임 오후 3시부터 5시.

평창동계올림픽취재단=전윤희기자 hee@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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