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금 가격이 온스당 3,600달러를 돌파하면서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 금값과 금 관련 투자 상품도 덩달아 급등하면서 올해 말 4,000달러까지 상승 전망도 나왔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금 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9일 오후 3시30분 기준 16만7,74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4일 15만8,870원과 비교해 불과 5일 만에 약 5.3% 오른 것이다. 한 돈(3.75g) 기준으로는 62만9,025원으로 60만원 선을 넘어섰다. 한국금거래소 주얼리 브랜드 ‘골드쉘’의 한 돈 순금바는 74만8,000원까지 올랐고, 순금 평반지도 75만원에 달했다.
국제 금값 상승세도 거침없다. 지난 8일(현지시간) 런던금시장협회(LBMA)에서 금 현물은 온스당 3,646.29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고용 둔화와 더불어 기준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기대, 물가 불안 등의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현재의 경제 및 금융 환경이 유지될 경우 올해 말 4,000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글로벌 경제 전반에 퍼진 불확실성이 세계 각국의 금 ETF 매수를 부추기면서, 금값 상승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 국내에서도 금 ETF 투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주식처럼 간편하게 거래할 수 있어 개인투자자들의 관심도 크게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금 ETF 10종의 순자산 합계는 지난 4일 기준 2조2,775억 원이다. 지난해 말(8,772억 원)의 2.6배 수준이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현재 금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들이 사라지지 않는 한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과거와 달리 중앙은행 매수보다 ETF 수급이 가격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금 가격의 과열과 진정이 동반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