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웨이트 출장 60대 확진판정 … 3년만에 다시 환자 발생
비행기 동승 등 접촉도민 3명
'관심→주의' 위험경보 격상
도 방역대책본부 긴급 가동
3년 만에 국내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환자가 발생하자 보건당국이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하고 확산방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 8월16일 쿠웨이트로 출장을 떠났다가 지난 7일 입국한 A(61·서울시)씨가 8일 오후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국내에서 메르스 환자가 나온 것은 2015년 12월 종식선언 이후 3년 만이다. 당시 국내에서는 186명이 감염돼 38명이 숨졌고 도내의 경우 6명의 환자가 발생해 457명이 격리됐다.
A씨와 2m이내 근접거리에 있었거나 직접 접촉한 22명은 즉시 격리조치됐다. A씨와 같은 항공편을 통해 입국한 춘천과 원주주민 2명은 일상접촉자로 분류돼 수동감시조치가 내려졌다. 이 비행기에는 도민 2명을 비롯, 439명이 탑승했다. 수동감시는 보건당국이 주 5회에 걸쳐 유·무선으로 의심 증상 발현 여부를 파악하는 방역시스템이다. 도는 만일의 상황에 선제 대응하는 차원에서 일상접촉자에게 외출과 동선을 최소화하는 사실상 격리를 당부했다.
접촉자로 분류된 도민 2명은 환자와 실제 접촉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밀폐된 공간에 장시간 함께 있었던 만큼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원주지역에 거주하는 접촉자는 원주시보건소에서 9일 방역물품을 전달하고 전화 등을 통해 상태를 살피고 있다. 춘천 지역 접촉자는 현재 경기 평택에 거주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강릉에 주소지를 둔 인천국제공항 세관 직원 1명도 접촉이 확인돼 도는 관련 사실을 인천시 보건당국으로 통보했다. 도는 9일 보건복지여성국장을 본부장으로 4개 반의 방역대책본부를 구성했다.
강원대병원 3실 3병상, 강릉의료원이 3실 5병상의 음압격리병상 가동태세도 점검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중앙방역대책본부를 설치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메르스 대응 긴급관계 장관회의를 주재하고 "2015년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서 초동대응을 제대로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메르스에 대해서는 많은 국민이 필요 이상이라 할만큼의 불안감을 가지고 있기에 많은 억측과 과장된 걱정을 가질 수 있다"며 "모든 상황에 대비한 설명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해주셔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기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