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 논의된 작품은 이민주의 '그늘의 기원'과 전금례의 '코스모스는 코스모스만큼 흔들린다', 송연숙의 '측백나무 울타리'였다. '그늘의 기원'과 '코스모스는 코스모스만큼 흔들린다'는 함축적 시로 주지적인 요소를 가미하고 있으나 시적 긴장감과 참신성이 결여된 것이 흠이었다. '측백나무 울타리' 외 4편의 작품은 고른 수준을 이뤘고 시적 사유의 깊이와 상상력이 풍부하며 사물을 관찰하는 시선이 예리하다. '측백나무 울타리'는 단면만 유지한 사회나 가정의 시대상을 암시한 시로도 읽힌다. 안쪽과 바깥쪽도 없는 집을 짓는 거미의 형상 같은 화자는 마치 키르케고르가 제시한 단독자의 외로움 혹은 생의 공허함을 표출해 내고 있다.
이상국·이영춘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