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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4관왕' 기생충과 강원도 인연]영화 주제 `계급' 표현한 테이블…박 사장 저택 곳곳 작품 채워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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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서 공방 운영 `조선 목가구 디자이너 박종선씨'

영화의 분위기 극대화해 강렬한 인상

가구 작품과 같은 미술분야·편집 비롯

모든 부분이 존중받은 것 같아 기뻐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은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스태프들의 노력 그리고 제 가구 작품과 같은 미술 분야와 편집 등 모든 부분이 존중받은 결과라고 봅니다. 정말 기쁩니다.”

영화 '기생충'에서 인상적으로 등장하는 박 사장(이선균)의 저택 내 가구를 디자인(본보 2019년 6월7일자 20면 보도) 한 가구 디자이너 박종선씨는 기생충의 수상 소식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원주 귀래면에서 공방을 운영하며 조선 목가구를 제작하고 있는 박 디자이너의 작품은 박 사장 저택의 호화스러우면서도 간결함을 극대화한 장치로 활용되면서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기생충'의 이하준 미술감독이 우연히 박 디자이너의 해외작품집을 보고 봉준호 감독에게 추천했고, 봉 감독은 콘셉트와 잘 맞는다며 작품 제작을 요청했다.

박 디자이너는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작품을 제공하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었다”며 “(하지만)시나리오를 읽고 또 세트 촬영이 많다는 사실과 함께 작품의 비중이 상당히 높다는 사실을 알고 허락하게 됐다”고 했다. 실제 박 디자이너의 작품은 박 사장 저택 내 가구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다이닝 테이블과 거실 메인 테이블은 봉 감독의 주문으로 한 달여간의 기간 동안 작업했고 부엌에 놓인 의자와 조명, 박 사장의 딸 다혜와 기택의 아들 기우가 공부할 때 쓴 테이블과 의자 등은 박 디자이너의 기존 작품들로 영화에 그대로 노출됐다.

특히 거실의 메인 테이블은 기택의 가족과 박 사장 부부의 현실을 일깨워 주는, 영화의 주제인 '계급'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용돼 의미를 더했다.

박 디자이너는 '기생충' 수상 직후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얼마 전 이하준 미술감독이 연락을 해 와 미술상을 포함한 여러 부문 후보에 올랐다고 해 수상을 예감했다”며 “한국영화가 발전을 넘어 '성숙'의 역사를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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