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단독]이낙연 “금강산관광 즉시 가능…강원도 남북관계 개선 준비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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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 행보 시작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

◇지난 5일 강원일보와 단독인터뷰를 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 박승선기자

지지율 하락은 제가 부족한 탓

비전·정책 긍정평가해 주실 것

당대표 때 권력기관 개혁 성과

이광재·최문순 모두 훌륭한 분

신복지·혁신성장이 핵심정책

강원형 뉴딜 발전가능성 무궁

한반도 통합 철도망 구축되면

강원도 획기적 물류·관광수익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지난 4일 대면 인터뷰에 이은 서면 답변을 통해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선명한 비전을 제시했다. 그동안 구상해 온 '이낙연표' 정책을 명쾌하면서도 담담하게 풀어냈다. 동시에 깊은 고민의 흔적도 묻어났다. 최근 이어진 지지율 하락과 미처 풀지 못한 국가적 현안에 대해서는 거듭 생각하고, 공부해 나가겠다는 뜻을 함께 밝혔다. 이 위원장에게 가장 궁금했던 건 단연 여론조사에 대한 견해다. 올 초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론을 꺼내 든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이어 오고 있어서다. 지난해까지 각종 조사에서 선두를 달렸던 이 위원장에게는 뼈아픈 교훈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많이 하락했다=“행정은 주어진 틀 안에서 집행해 가면 되지만 정치는 늘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한다. 어느 사안이든 항상 반대가 있어 조정과 설득이 필요하다. 그래서 속도가 나지 않고, 답답해 보일 때도 있다. 지지율은 그런 정치의 어려움에 더해 제가 부족한 탓이다. 앞으로 저의 비전과 정책, 진심을 보여 드리면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실 것이라 생각한다.”

■강원도 출신인 이광재 국회의원과 최문순 강원도지사도 대권 주자로 거론되고 있는데=“두 분 모두 강원도를 대표하는 훌륭한 분이다. 그분들을 제가 평가한다는 것은 주제 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인물들이 많이 모여 함께 선의의 경쟁을 한다면 당 전체에도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지지율 하락에도 정치권은 이 위원장의 행보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유력 주자이면서도 거대 여당을 이끌며 보여준 리더십 덕분이다. 7개월여간의 짧은 임기이지만 수많은 쟁점과 법안, 정책이 해결책을 찾았다.

■당대표직에서 내려왔다. 그동안의 소회는=“굉장히 시간이 빨리 지나갔다. 6개월 반 정도 일하는 동안 법안 처리가 중요한 과제였고, 정부·여당이 목표했던 안건을 거의 모두 처리했다. 민주당 동료 의원과 원내 지도부의 협력 덕분이었다. 그것이 저에게 가장 큰 성과다. 문재인 대통령도 '역대 가장 좋은 성과를 낸 당·정·청'이라고 칭찬해 주셨다. 당 안팎의 여러 가지 목소리를 조화시키며 성과를 내는 일이 생각처럼 만만치 않았기 때문에 더 보람을 느낀다.”

■재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안을 꼽아 달라=“1987년 민주화 이후 가장 크고 가장 많은 개혁을 입법으로 이뤘다. 특히 역대 어느 정부도 하지 못한 권력기관 개혁을 실현했다. 검찰 개혁과 국정원 개혁, 경찰 개혁과 공수처 설치가 바로 그 성과다. 지방자치법은 시행 이후 32년 만에 처음으로 전면 개정했다. 지방의회의 인사자율권을 늘리고 정책 활동 강화를 돕는 등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을 넓히고 역량을 키웠다. 공정거래법을 포함한 공정경제3법은 공정하고 건강한 경제 생태계 조성의 기틀을 만들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유력 주자로서의 비전과 정책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이낙연표'라고 할 수 있는 핵심 정책 방향이 있나=“신(新)복지제도와 혁신성장이다. 김대중 정부에서부터 쌓아 온 복지제도에 변화된 새로운 현실을 적용하는 것이다. 세계은행과 국제노동기구 등 국제사회가 이미 합의한 '보편적 사회 보호'를 우리 현실에 맞게 도입한 것이 신복지제도다. 일단 국민 생활에 필요한 8개 영역별로 '최저기준'과 '적정기준'을 설정해야 한다. 이 중 '최저기준'은 국가의 의무로서 보장하고 '적정기준'은 국가 목표로 정해 국민과 함께 지향해 나가자는 뜻이다. 구체적 예를 들자면, 교육 불평등 완화를 위한 여러 정책들이다. 이미 만 5세 의무교육, 유치원 무상급식, 아동수당 확대,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수 20명 이하 제도, 온종일 초등학교제를 제안드렸다. 어릴 때부터 교육 불평등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그렇다면 혁신성장은 어떻게 이룰 생각인가=“복지만으로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어렵다. 성장이 함께 필요하다. 우리에게 가능하고 필요한 성장은 혁신성장이다. 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같은 3대 미래전략산업과 함께 한국판 뉴딜에 포함된 디지털 전환과 그린혁명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 거기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지속가능한 경제를 구축해야 한다.”

■강원도에서도 뉴딜사업이 진행되고 있다=“강원형 뉴딜사업을 통해 강원도가 미래모빌리티, 신에너지, 바이오신산업 등 첨단미래신산업의 중심지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춘천에 네이버와 삼성SDS 데이터센터가 자리를 잡고 있고, 수열에너지 클러스터가 구축될 예정이다. 원주는 의료기기를 포함한 보건의료산업의 전진기지로 도약하고 있다. 평창에는 40메가와트급 대단위 풍력발전시설이 들어설 예정이고, 횡성에는 미래형 e-모빌리티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이런 사업들이 차질 없이 추진된다면, 강원도의 미래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강원도가 발전해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강원도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발맞춰 남북 간 교통과 관광, 특화사업 등을 준비하고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향후 강원도에서 북한을 거쳐 중국, 러시아, 유럽을 연결하는 한반도통합철도망이 구축된다면 획기적인 물류혁명과 관광수익이 기대된다.”

■말씀대로라면 남북관계가 풀려야 한다=“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선 북한과 대화의 동력을 다시 살려 나가야 한다. 일단 제재와 무관한 일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 우선 금강산관광은 대북제재와 무관하기 때문에 바로 가능하다. 개성공단 재가동은 우리 물자와 장비 반입이 필요한 경우 미국과 논의가 필요하다. 철도 연결, 인도적 교류협력 사업은 이미 미국과 협의를 많이 해 온 분야인 만큼 지금부터라도 속도를 내야 한다. 이들 사업 추진을 위한 국회의 예산 및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다.”

■지방자치 30년을 평가한다면=“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지방자치의 새로운 기틀이 마련됐다. 하지만 진정한 지방자치, 지방분권 시대 개막을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직 많다.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를 높이는 문제 등이다. 이를 위해 지방교부세 등의 인상이나 지역경제 활성화 노력 등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 이런 노력들이 잘 이뤄지면 각 지자체들의 개성과 장점을 잘 살리면서도 국가 전체의 균형발전을 이끌어내는 동력이 마련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향후 활동계획은=“4·7 재보궐 선거대책위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을 맡게 됐다. 서울·부산시장 등의 선거에 당력을 총집중해야 한다. 저도 힘을 보태려고 한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필요한 게 무엇인지 공부하고 준비하겠다.”

■강원도 내 지지 그룹에게 한마디 해 달라=“부족한 저를 지지해 주신 데 대해 감사하다. 언제든 찾아뵙겠다.”

정리=원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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