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8월 정년 앞두고 8일 강원대 백령아트센터 공연
강원도 색채 가득한 역작 '메밀꽃 필 무렵' 등 소개
제자·동료 교수들 함께 올라 성악·무용 등 선보여
“음악은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를 줄 수 있습니다.”
오는 8일 오후 7시 강원대 백령아트센터에서 음악 인생 40년을 정리하는 음악회를 열기로 한 김현옥 강원대 음악학과 교수의 신념은 확고하다. 사람을 치유하는 음악의 힘. 이것이 그를 40년간 작곡가로 이끌어 온 배경이다. 김 교수가 늘 “음악을 시작하면서 연주자의 길 대신 작곡가의 삶을 선택한 것에 대해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고 말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오동일 교수의 권유로 작곡가의 길을 걷게 된 김현옥 교수는 1981년 강원대 음악학과 교수로 임용된 이후 강원도 색채가 가득 담긴 곡을 천작해 왔다. 그의 역작으로 손꼽히는 창작 오페라 '메밀꽃 필 무렵'(2005년 발표)은 평창동계올림픽을 문화올림픽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동기 부여를 주고자 만들었다.
김 교수는 “메밀꽃 필 무렵을 작곡하면서 평창과 강원도를 어떻게 하면 잘 담아낼지 많은 고민을 했다”면서 “음악 인생을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자 '작곡하길 잘했다'라는 보람으로 남는 일”이라고 말했다.
2008년 미국 UC버클리대에 교환교수로 재직하면서 브라질 교환학생 루카스의 맹인견 '애니'를 모티브로 만든 '애니를 위하여'라는 곡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63차 유엔대회 오프닝곡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일상의 감동이 곡으로 표현되고 더 많은 이에게 위로를 줄 수 있는 것이 작곡이 주는 선물이라는 가치를 깨닫게 됐다”고 회고했다.
올 8월 말 교수로서 정년을 앞두고 있는 김 교수는 그래서 이러한 기억들을 이번 음악회에서 담아내기로 했다. '사랑, 그리움의 여백'을 주제로 하는 '김현옥 작곡가 40주년 기념음악회'는 김 교수의 음악 인생을 함께한 제자와 동료 교수들이 함께 마련한 자리다. 강원작곡가포럼이 주관하고 강원일보 등이 후원한다.
음악회에서는 김 교수의 역작인 '메밀꽃 필 무렵' 하이라이트 영상으로 1부를 시작해 테너 김세일과 소프라노 민은홍, 테너 왕지웨, 메조소프라노 이소라, 바리톤 송기창 등이 함께 참여해 김 교수의 곡을 들려준다. 이어 김영주 무용가가 연출을 맡은 무용곡 '달하'가 무대를 장식할 예정이다. 피날레 곡인 '나는 누구인가'는 김 교수 자신의 이야기다.
김현옥 교수는 “좋아했지만, 그러나 쉽지만은 않았던 40년 음악 여정을 함께해 준 고마운 이들과 무대를 꾸미고자 한다”면서 “퇴직 이후 당분간 쉬겠지만 작품 구상은 여전히 해야 하는 것이 나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허남윤기자 paulhur@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