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를 상대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당선인이 선거 과정을 복기하며 민주당을 겨냥한 비판을 쏟아냈다.
김 당선인은 3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당이) 여러 가지 일로 인해서 힘든 상황을 만들기도 했고, 발목 잡은 부분도 있었다"면서 "제 통제 바깥의 일이라 정면돌파식으로 뚫고 나가겠다고 생각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외부 변수들이 조금 어려운 상황을 만들 때가 몇 번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완주 의원 성 비위 의혹과 박지현-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 간의 갈등 등 당내 문제를 지적하면서, 민주당의 쇄신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당선인은 "민주당이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며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으면서 정책에 대한 협치나 토론이 부재한 것 같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자신이 이런 당의 혁신을 전면에서 이끌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제가 정치교체추진위원회의 공동 위원장"이라며 "국회의원 면책특권을 없애고 국민소환제를 도입하는 등 대선 기간 이재명 후보와 합의한 내용이 있는데, 이제 그런 얘기를 다루는 데 본격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당내에서는 김 당선인이 경기지사로서 도정을 인정받고 당내에서도 지지기반을 닦는다면 차기 대권주자로 입지를 굳힐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김 당선인은 한국갤럽이 지난 2일 전국 18세 이상 1천1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앞으로 시·도정이 기대되는 인물로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과 함께 1위(각각 20%)로 꼽혔다.
한편 김 당선인은 이날 수원시 인계동 마라톤빌딩 선대위 사무실에서 해단식을 열어 "공약하면서 약속한 것들은 채무증서에 사인한 것이다. 겸손·겸허하게 진정성으로 실천하자"고 말했다.
그는 "축하와 승리에 대한 자축은 해단식으로 끝내고 이제부터 전기코드를 110볼트에서 220볼트로 전환하듯 함께 전환하자"고 참석자들에게 당부했다.
이어 "새로운 경기도는 기회 넘치고 기득권을 깨는 경기도다. 변화의 중심, 경기도를 바꿔서 대한민국을 바꾸고 싶다"며 "우리가 먼저 솔선하고 진정성을 가지고 사익이 아닌 도민 위한 공익을 추구하는 마음을 다짐하며 새로운 경기도를 만들자"고 했다.
선대위 해단식에는 정성호 총괄선대위원장, 안민석·조정식·염태영 공동선대위원장, 박정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 등 100여명의 선대위 관계자와 지지자들이 참석했다.
김 당선인은 해단식에 이어 이날 오후 남양주시 조안면 정약용 유적지를 찾을 예정이다.
김 당선인의 한 측근은 "김 당선인이 삶의 고비마다 남양주 여유당(다산 정약용 선생의 생가)을 찾았다"며 "현장에서 도정 운영에 관한 철학 등의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