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릉아산병원은 지난 25년여간 동해안권 의료를 이끌어오고 있는 강원도 대표 의료기관이다.
올 초 국내 대장항문외과 최고 권위자로 손꼽히는 유창식(61·사진)강릉아산병원장이 부임했다. 유 병원장은 상급종합병원 전국 상위 10위 진입 등 병원의 한단계 도약을 선언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 지정 상급종합병원으로 승격된 강릉아산병원에서 유 병원장을 만나 지난 성과와 미래 비전을 들어봤다.
■병원의 상급종합병원 승격의 의미는
“우리 병원은 2008년 암센터 개소와 함께 방사선 치료를 시작하고, 2015년 신관을 증축한데 이어 잠수질환 치료와 이산화탄소 중독 치료를 위한 고압치료센터 개소, 2016년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지정병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냈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지역 중증질환자에 대한 치료수준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의 결과 지난해 제4기 상급종합병원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상급종합병원 위상에 걸맞게 진료 수준을 높이고 안전사고를 줄여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때문에 진료를 내실화하기 위한 작업들을 계속 하는 중이다.”
■진료의 내실화, 어떤 점을 꼽을수 있나
“가장 주목할 것이 우수한 시설, 치료장비와 양질의 의료진 충원이다. 상급종합병원 지정 후 1년6개월동안 서울아산병원 출신 저명교수 등 의료진 40여명을 대거 영입해 중증질환 치료 역량강화에 나섰다. 특히 소아청소년과 심장전문의와 소아흉부외과 전문의 영입으로 소아심장팀을 이루고, 또 소아외과 전문의를 영입해 소아 질환 치료수준을 높였다. 지난해 한 해 시행된 주요 수술 건수만 총 1만3,100여건에 이르고, 월평균 1,100건 이상의 수술이 의료현장에서 이뤄진다. 중증질환을 치료하는 ‘수술 잘하는 병원’으로 점차 명성을 다져가고 있다. 지난 7월 도입 1주년을 맞은 로봇수술센터는 1년간 200회에 가까운 질환별 로봇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쳐 많은 환자들이 만족해 했다.”
■지역 의료 발전은 주민 삶의 수준과도 관련이 깊을 것 같다
“그렇다. 의료분야는 국가 균형 발전의 가장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한다. 저출산 고령화로 지역 소멸을 걱정하는 시대에 의료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곳은 붕괴될 수 밖에 없다. 그만큼 280여명의 의사, 940여명의 간호사들이 사명감을 갖고 일하고 있다. 대도시에 자녀가 있고 지역에 어르신이 살면서 암진단을 받으면, 많은 자녀들은 얼른 서울로 모시려 한다. 하지만 서울 병원에서 수술을 하려면 한 달 이상 기다리는게 보통이다. 나 역시 외과 의사로서 이곳에서는 당일날 입원이 되고 2~3일이면 검사가 끝나 일주일 이내에 수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보람이다. 누구나 거주지 인근에서 편안하고 신속하게 의료서비스를 받는 것이 가장 좋은 일이다.”

■병원장으로서 목표가 있다면
“국내 최고 병원인 서울아산병원과 자매 병원(branch hospital)인 만큼 네트워크로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공동 병원운영 체계 구축, 전공의 상호 교환, 환자 진료 회송·협조 체계 확립 등 협력을 확대하고 서울 소재 병원과 같은 수준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남에게 지길 싫어하는 성격이었다. 지역을 넘어 국내 어떤 병원과 견줘도 뒤떨어지지 않도록 상급종합병원 중 상위 10위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요즘은 각종 의료 데이터로 실력이 드러나는 시대다. 환자가 안전한 병원, 그 병원에 가면 내 생명이 보장되고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확신과 믿음을 주는 병원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유창식 강릉아산병원장은?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의학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병원 전공의를 거쳐 1995년 서울아산병원 외과 전임교원으로 부임한 후 외과장, 암병원장 등을 역임했다. 1990년 서울대병원 외과전공의를 시작으로 서울아산병원 외과 전임의, 서울아산병원 전임강사, 조교수 부교수, 메이요클리닉 연수(대장항문외과), 서울아산병원 홍보실장, 서울아산병원 대장항문외과장, 대장암센터장, IBD연구회 회장,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장·외과장 및 주임교수 등을 역임했다. 대외적으로는 전 대한대장항문학회장을 맡으며 학회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