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2년 만의 실외 마스크 해제, 종식 선언이 아니다

오늘(26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전면 해제됐다. 지금까지 마스크를 써야 했던 50인 이상의 야외 집회나 공연, 스포츠 경기 관람 때도 노마스크가 허용된 것이다. 실외 마스크 규제가 완전히 풀린 것은 2020년 10월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 이후 약 2년 만이다. 실외에서 마스크를 써야 하는 부담 없이 숨 쉬고 활동하게 된 것은 반가운 일이다.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최근 확진자와 위중증·사망자가 안정 추세를 보이고 있고 실외의 경우 실내보다 감염 위험이 크게 낮다는 점을 고려했다. 해외 국가 대다수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없고, 현재 공연·스포츠 경기에 고위험군인 60세 이상 관람객 비중이 적은 점도 감안한 결정이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사흘 연속 2만명대를 유지하면서 재유행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5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만5,792명이라고 밝혔다. 전날 2만9,353명보다 3,561명 줄었다. 일요일 발표 기준으로는 7월10일 2만383명 이후 11주 만에 최저치다. 감염자 한 명이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는 사람 수를 뜻하는 감염재생산지수도 4주째 확산 가능성이 낮은 1 미만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독감 환자 증가와 겨울철 코로나19 재유행 가능성 등을 고려해 실내 마스크 의무화 조치는 당분간 계속 시행키로 했다. 조심해야 할 변수가 여전히 있다는 의미다. 정부가 실외 마스크 전면 해제 조치를 발표하면서 “당장 독감 급증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2년간 잠잠했던 독감이 최근 부쩍 늘어나 환자 수가 2018년 수준을 넘어서며 ‘유행’ 기준치에 육박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방역 당국은 지난 16일 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독감의심환자가 올 8월28일부터 지난 3일 사이 1,000명당 4.7명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지난 5년 내 최고 수준이다. 코로나와 독감을 동시에 앓을 경우 사망률이 배 이상 높아진다.

이제 실외 마스크 착용은 온전히 개인의 자율적 선택에 맡겨졌다. 이번 조치는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으라는 게 아니라 쓰지 않아도 단속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외에서 노마스크 생활을 하다 실내로 들어갈 때 마스크를 챙기는 데 방심할 수 있다. 이에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전면 해제된 것이 실내 마스크 착용 습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실내에서 착용할 마스크를 챙기는 일에도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실외 마스크 의무화 해제는 완전한 종식 선언이 아니다. 일상 회복으로 가는 한 단계일 뿐이다. 방심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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