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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비속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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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어인 ‘비속어’의 뜻을 풀면 ‘卑(낮을 비)’ ‘俗(풍속 속)’ ‘語(말씀 어)’, 즉 풍속에 맞지 않게 부정적인 의미를 담아 낮춰 부르는 말이다. 통상 상스럽고 거친 표현으로 이뤄지며 상대방이나 제3자를 얕잡아 보고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각종 영화나 드라마에서 과하다 싶을 정도의 비속어 또는 욕설을 담은 대사도 넘쳐난다. 우리 사회에서 실제 쓰이고 있는 비속어를 섞어 과장한 것이겠지만, 어느새 일상화되어 버린 것은 아닌지 우려의 시각도 많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지난해 전국 초·중·고 교사 5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교사의 75%가 “학생들이 대화에서 쓰는 문장 중 욕설·비속어가 들어간 것이 절반은 된다”고 답했다. 학생들 대화에 섞인 욕설·비속어 사용 비율이 50~70%에 달한다는 교사도 20%나 됐고, 교사의 92%는 과거에 비해 학생들 욕설이나 비속어 사용 빈도가 높아졌다고 했다. 사용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의 리더, 어른들이 아이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언행을 갖추지 못한 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 ▼비속어를 자주 쓰게 되면 훨씬 더 적절하고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이 사라질 수 있다. 실제로 ‘꺼져라’, ‘쩔다’, ‘먹튀’, ‘지리다’, ‘쪽팔리다’라는 비속어가 어느새 ‘가라’, ‘엄청나다’, ‘먹고 도망가다’, ‘겁먹다’, ‘창피하다’를 대체하고 있는 형편이다. 국가 정책적으로라도 바른 우리말 사용하기 운동을 펼칠 필요가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비속어는 때때로 친한 사람들끼리 장난삼아 쓰면서 분위기를 전환하는 효과를 가져올 때도 있기는 하다. 듣는 사람도 기분 나빠하기보다 맞장구를 치며 웃어 넘긴다. 그러나 그러한 경우는 당사자가 함께 있을 때에라야 받아들여질 수 있다. 일각에서 최근 대통령의 해외 순방 과정에서 불거진 비속어 논란은 그러한 점에서라도 유감 또는 사과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물론 실제 사용하지 않은 것이라면 하나의 해프닝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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