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지역 살리는 관광으로 가려면 반드시 필요한 ‘이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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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방치되는 강원 관광유산, 숨은 명소 살려라](하·完)
주민들이 나서서 관광사업 이끌어야
특별자치도 시대 장기적 안목 필요
지역사회 재생과 관광 연계도 시급

◇정선의 마을호텔 18번가는 대표적인 '주민 주도 관광사업'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사진=강원일보DB

일본 홋카이도 남서부의 노보리베츠(登別)시는 인구 5만명 남짓의 작은 지역에 불과하지만 매년 4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을 끌어모은다. 2002년부터 홋카이도 내 인근 지자체 주민들이 서로 협동해 주민 주도의 관광사업을 추진한 결과 지금은 '온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세계적 관광도시가 됐다.

강원도내에서도 특별자치도 시대에 앞서 지속 가능한 '주민 주도' 관광으로의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단순히 관광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논의를 통해 마을 전체의 발전 방향을 만들고, 자연스럽게 관광을 연계시켜야 한다는 의견이다.

정선의 마을호텔 18번가는 이와 같은 '주민주도 관광사업'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1989년 석탄산업 합리화 조치 이후 마을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곳곳에 버려진 집들이 가득했지만, 2018년부터 주민들이 끝없는 논의를 통해 골목길 가꾸기, 마을호텔 사업 등을 진행했다. 이후 정원박람회 등의 행사를 개최하면서 고한읍은 매년 4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가는 곳이 됐다. 동해 논골담길, 인제 하추리마을 등도 마을 살리기를 통한 관광마케팅에 성공하고 있는 사례다. 논골담길은 묵호항의 역사, 주민들의 삶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그려낸 벽화가 지역 내 천혜의 자원인 바다와 어우러져 'MZ세대'의 '뉴트로'감성에 부합하는 관광지가 됐고, 하추리마을은 서울 등지에서 강원도를 찾아온 귀촌민들이 모여 농산물을 중심으로 한 체험형 관광을 선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와같은 관광마케팅이 지역사회 재생과 관광을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면서 지역 소득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지윤호 강원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민간에서 여러 숙박 플랫폼이 늘어나고 있지만 지역 사정에 부합하는 관광마케팅, 주민이 주도하는 관광 커뮤니티는 아직까지 부족하다"며 "대표적 관광지인 동해안도 아직까지 단기 관광에 의존하는 비율도 높은 만큼 고성에서 삼척까지 모든 시·군을 엮을 만한 포괄적인 지역 주도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간에서도 이와 같은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석기동 강원도관광협회장은 "주민들은 자신의 지역에 애정을 갖고, 지역의 장단점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며 "강원관광이 지속하기 위해선 외부 자본에 의존하는 기업형 관광 대신, 주민 주도 관광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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