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초 출신 프로골퍼 김시우(28)가 2년 만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정상에 등극했다.
김시우는 16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 컨트리클럽(파70·7,044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소니오픈(총상금 79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2개로 6언더파 64타를 쳤다. 최종합계 18언더파 262타를 기록한 김시우는 헤이든 버클리(미국)를 1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3라운드까지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5위였던 김시우의 짜릿한 역전 우승이었다.
이로써 김시우는 2016년 8월 윈덤 챔피언십, 2017년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2021년 1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 이어 2년 만에 승수를 보태며 투어 통산 4승을 달성했다. 최경주(8승)의 뒤를 이어 한국 선수 PGA 투어 최다승 2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이날 김시우는 1~3번 홀에서 3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순식간에 선두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어 버클리가 11번 홀(파3)에서 보기를 저지르면서 김시우는 공동 1위에 올랐고, 12번 홀(파4)에서 버디를 낚으며 단독 선두에 등극했지만 버클리 역시 12번 홀에서 버디로 응수하며 공동 1위 상태가 유지됐다.
이들의 우승 경쟁은 계속됐다. 김시우가 13~16번 홀에서 연속 파를 기록하는 사이 버클리는 버디 2개와 보기 1개를 기록하며 1타 차 단독 선두로 달아났다. 하지만 김시우가 17번 홀(파3)에서 환상적인 칩인 버디를 성공시키며 곧바로 따라 붙었고, 버클리가 17번 홀을 파로 마치면서 둘의 승부는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갈리게 됐다.

먼저 경기한 김시우는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렸고, 약 12.5m짜리 이글 퍼트를 홀 30㎝ 옆에 붙이며 1타를 줄였다. 이어 경기한 버클리는 세 번째 샷 만에 공을 그린에 올려놨지만 버디 퍼트가 빗나가며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김시우의 우승이 확정된 순간이었다.
이번 대회는 김시우의 올해 첫 대회이자 지난달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7승을 거둔 오지현(27)과 결혼한 이후 첫 대회였다. 오지현도 이날 대회장을 찾아 김시우의 역전 우승쇼를 함께 지켜봤다. 뜻 깊었던 대회를 우승으로 장식한 김시우는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3라운드까지 3타 차였는데 마지막 날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 매 샷 최선을 다했다”며 “자신 있게 경기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16번 홀 칩인 버디에 대해서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잃을 것이 없다고 생각해 공격적인 샷을 구사한 것 들어갔다”고 회상했다. 올해 첫 대회에서 우승한 소감을 묻자 그는 “매우 기쁘고, 올해 대회가 많은데 더 자신감 있게 해서 승수를 더 추가하고 싶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