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강원포럼]겨울철 도로 상태 사전 예보

유희동 기상청장

사계절 중 겨울을 떠올렸을 때 주로 생각나는 이미지는 무엇인가? 대표적으로 추위, 눈과 같은 날씨와 관련된 이미지가 떠오를 것이다. 우리에게 겨울은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고 스키나 썰매 같은 겨울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낭만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도로 위 고립이나 교통사고, 비닐하우스와 축사 등 약한 구조물의 붕괴 등 안전을 위협하는 두려움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도로살얼음은 얇고 투명해서 아스팔트와 잘 구분되지 않아 ‘도로 위 암살자’라고도 불린다. 빙판길의 경우 마찰력이 거의 존재하지 않기에 차량운행이 어렵고, 이때 사고가 발생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와 대책이 필요하다. 이에 기상청에서는 도로살얼음, 안개 등 도로 위에서 발생하는 국지적인 기상현상을 실시간으로 감시하여 사고 예방을 지원하기 위해 중부내륙고속도로에 고정관측소 24개소를 설치하여 운영할 계획이다. 그리고 어는 비의 발생 조건을 분석하고 레이더 기반으로 어는 비 발생 가능 지역을 분석하는 기술개발을 통해 ‘레이더 기반 어는 비 가능역 정보’를 시험 제공하여, 겨울철 도로위험 기상정보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대설의 경우에는 미끄러짐이나 도로고립 등의 교통 피해가 발생한다. 특히 강원영동 지역은 서쪽으로는 백두대간이 가로놓여 있고 동쪽으로는 바다와 인접해있는 지형적 특성 때문에 눈이 많이 내려 큰 피해가 발생한다. 2021년 3월 1일~2일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기상청에서는 대설 3일 전부터 다양한 방법으로 대설 위험기상 정보를 사전에 제공했으나, 연휴에 귀경 차량이 몰리면서 700여 명이 최대 10시간 동안 고속도로에 갇히는 일이 발생해 고립된 차량에 비상식량과 구호 물품, 연료를 지원하는 구호 활동이 이뤄졌다. 또한, 79건의 교통사고로 부상자 94명, 사망자 1명의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도로살얼음과 대설로 인한 도로 위 피해가 잇따름에 따라, 강원지방기상청에서는 이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새로운 노력을 하고 있다.

첫째, 도로 위 운전자에게 위험기상을 사전에 제공하고자 원주지방국토관리청과 한국도로공사 강원본부, 제이영동고속도로(주)와 협업하여 도로전광판에 구체적인 대설 예상 시점과 적설 등을 자막으로 송출하고 있다.

둘째, 강원도 및 18개 시·군, 원주지방국토관리청, 한국교통안전공단, 도로교통공단 등 도로안전 방재 관계기관과의 양방향 소통을 강화하였다. 기상청에서는 특보 발표 가능성, 지역별 강수 시점 및 강수 형태, 최심신적설 현황 등을 신속하게 제공하고, 관계기관에서는 제설 작업 시간과 장소 등 실시간 대설 대응 현황과 도로 교통량 및 차량 통제구간, 교통사고 현황 등을 공유하는 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셋째, ‘강원도 도로안전 KSP 협의체’에 지역별 도로 제설 위험 수준 및 예상 적설, 주의사항을 포함한 ‘강원도 도로제설 정보’를 자체 생산하여 제공하고 있다. KSP(Knowledge Sharing Program)는 경험 등을 공유하는 정책컨설팅으로, 강원도 도로안전 KSP 협의체에는 강원지역 도로관리 관련 기관들이 속해 있다. 기상청에서는 도로제설 위험수준의 지역별 임곗값을 최신의 적설, 교통사고 발생현황 등을 반영하여 내륙과 산지, 동해안에 대하여 관심-주의-경고-위험의 4단계로 세분화하여 생산 및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도 기상청은 겨울철 위험기상으로부터 도로 안전을 지키기 위한 노력과 더불어, 기상재해로부터 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노력과 방안 모색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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