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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 강원FC 감독 “다시 한 번 파이널A 진출 도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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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 강원FC 감독이 10일 부산 송정호텔에서 열린 ‘2023 K리그 동계미디어캠프’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강원도민들께 신바람 나는 축구를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최용수 강원FC 감독은 2년 연속 파이널A 진출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시즌이다. 울산현대, 전북현대는 여전히 건재하고, 지난 시즌 부진했던 ‘전통의 명가’ FC서울과 수원삼성도 전력을 보강했다. 최용수 감독 역시 “올 시즌은 정말 힘든 시즌이 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올 시즌 강원의 전력은 지난 시즌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력보강에 집중한 다른 팀들과 달리 유인수, 김우석, 알리바예프 등 3명의 선수를 영입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지난 시즌 장기부상을 당했던 디노, 한국영, 강지훈 등이 복귀한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최용수 감독은 “영입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쉽게 지지 않는, 좀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올 시즌 꼭 이기고 싶은 팀으로는 천적 울산현대를 꼽았다. 최 감독은 “징크스가 길어지면 팀에 누를 끼치는 것이다. 올해는 홈이든 원정이든 한 경기는 꼭 이기고 싶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맹활약한 김대원과 양현준을 향해서는 “더 바라지 않는다. 지난해 만큼만 해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다음은 최용수 감독 인터뷰 전문.

■시즌을 앞둔 소감=지난해 운이 따라줘서 기대 이상의 결과를 가져왔다. 올해도 첫 번째 목표는 파이널A 진출에 도전하는 것이다. 도민들께 감동과 희망, 꿈을 받을 수 있는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고 싶다. 목표 달성을 위해 선수들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상당히 힘든 한 해가 예상되지만 즐기면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올 시즌 영입에 만족하는지=모든 감독들은 좋은 스쿼드를 갖추고 싶어할 것이다. 우리는 김우석, 유인수, 알리바예프를 영입했다.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도전 정신을 갖고 쉽게 지지 않는, 그리고 좀 더 내용적인 면에서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기대감, 설렘, 두려움 등이 다 있는 것 같다.

■강등 위기에서 벗어나 치른 지난 시즌과 올 시즌은 임하는 자세가 차이가 있을 것 같다=도민들의 기대치가 높아진 것은 사실인 것 같다. 내용적인 면에서 지난해에는 너무 수동적이었고, 상당히 단순하게 공격했다. 또한, 실점 장면을 복기해보면 우리가 파이널A에 진출할 실력은 아니었다고 냉정하게 짚고 싶다. 1차 전지훈련 때부터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집중해 왔다.

말이 앞서고 싶지는 않다. 한 경기 한 경기 진지하게 임하겠다. 힘든 시즌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좀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 에너지를 쏟아낼 것이다. 잘 될지 모르겠지만 내용적으로도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선수들이 정상적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고, 결속력을 다져서 도민들의 열정에 보답하겠다.

■지난해 부상을 당한 디노, 한국영, 강지훈의 몸 상태는 어떤지=큰 기대를 가지고 영입한 디노가 예상치 못한 장기 부상을 당해 팀이 힘들었다. 한국영, 강지훈 등 주전급 선수들도 부상을 당했다. 감독이 원하는 선수 구성으로 치르는 경기가 10경기 정도일 것이다. 다행히 선수들이 내가 주전이라는 생각으로 잘 버텨냈다. 한국영과 강지훈은 오늘 처음으로 훈련에 합류했다. 디노는 1년이라는 공백이 있었기 때문에 현재 60% 정도 컨디션이다. 경기 감각, 체력 등이 정상이 아니다. 현재 선수들에게 누가 나서도 주전이라고 세뇌시키고 있기 때문에 선수들이 잘 해낼 것이라고 본다. 부상 당했던 3명의 선수가 정상 컨디션을 되찾으면 좋은 스쿼드로 경기를 치를 수 있을 것이다.

■김병지 대표가 취임 기자회견에서 첫 5경기가 중요하다고 했다=초반 흐름이 중요하지만 저는 ‘슬로우스타터’라는 좋지 않은 별명을 갖고 있다. 지난해 초반도 좋지 않았다. 김 대표의 이야기는 열심히 하라는 메시지로 듣고 있다. 초반 5경기가 중요한 것은 모든 감독들이 아는 사실이지만 초반에 위기가 오더라도 잘 헤쳐나가야 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다. 초반에 위기가 오더라도 핑계를 대고 싶지는 않다. 매년 경험했기 때문에 초반보다는 한 시즌을 보고 싶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에 진출한 인천을 보며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지=지난해 파이널A 진출 후 선수들에게 한계를 뛰어 넘어보자고 했는데 14년 동안 이어온 것이 한 순간에 바뀌지는 않더라. 하지만 이런 기회가 축구인생에 많이 오지 않는다. 기회가 있을 때 한계를 뛰어 넘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저나 선수들도 좀 더 느껴야 한다. 지난해 2승만 더 거뒀어도 ACL에 나갈 수 있었기에 깊이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 현재는 지난 과거는 잊고, 후회 없이 신바람 나는 축구로 도민들께 어떤 선물을 해드릴지에 대한 생각밖에 없다.

■지난해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강원FC가 파이널A에 진출할 팀이 아니라고 판단했는지=지난해 주전급 선수들이 이탈해 스쿼드를 짜기 힘든 상황에서 상대 팀이 우리를 상대로 성적을 가져가야겠다는 것이 많이 보였다. 상대 팀이 공격 비중을 늘리다 보니 선수비 후역습으로 전략을 수정했고, 경기를 거듭할수록 상대의 공간이 많이 나왔다. 그런 부분이 제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상했다.

또, 내용적으로 만족스러웠던 경기는 지난해 3경기 정도 뿐이었다. 내용을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다. 파이널A 진출에 만족하진 않겠지만 그렇다고 급해도 안 된다. 차분하게 기본적인 것에 충실하면서 약속된 플레이를 한다면 시즌을 마친 후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을까 싶다.

■2년 전 승강플레이오프에서 만난 대전하나시티즌이 개막전 상대다=긍정적으로 봤을 때 K리그에 이슈거리가 될 것 같다. 수장으로서 성적을 가져와야 한다는 생각 뿐이다. 상대보다 우리가 준비해온 것을 더 잘해야 한다. 2년 전과는 다르다. 같은 1부리그 팀으로 존중하고 싶고, 상당히 경쟁력을 갖춘 팀이다. 정상적으로 맞대결을 펼쳐보는 것이 팬들을 위한 프로의 자세가 아닌가 싶다.

■FC서울 감독 시절 애제자인 알리바예프를 데려왔다=알리바예프와 짧은 인연이지만 장단점을 잘 알고 있다. 알리바예프는 기존 우리 팀 미드필더들이 갖추지 못한 넓은 활동 반경, 마무리 능력을 갖췄다. 경기에 기름칠을 해줄 수 있는 선수다. 마침 연락이 돼서 영입했고, 기대하셔도 좋다.

■올 시즌 꼭 이기고 싶은 팀이 있는지=잘 알지 않나. 울산이다((강원은 울산을 상대로 2012년 5월 이후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김상식 전북현대 감독에게 많이 혼났다. 징크스가 계속 이어지면 제가 팀에 누를 끼치는 것이기 때문이 올해는 홈이든 원정이든 한 번은 반드시 이기고 싶다. 포르투갈에서 컵 대회에 출전 중인 울산의 경기를 봤는데 선수 개인 기량이 좋다. 홍명보 감독님께서 하실 일이 별로 없을 것 같다. 약점을 찾아내기 쉽지 않다. 우리 경기를 떠나서 울산과 전북의 경기도 재밌을 것 같다.

■올해 리그의 전체적인 판도는 어떻게 보는지=전북, 울산, 인천, 포항, 제주, 수원삼성, 서울 등이 파이널A 진출을 위해 다툴 것으로 본다. 항상 말씀드렸지만 우리는 도전자의 입장이다. 한 번 자리를 빼앗아 보겠다.

■다른 팀들은 늘어난 외국인 쿼터(5+1)를 활용하고 있는데=한 시즌을 치르기 위해서는 다양한 특징을 가진 선수를 보유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 부분은 구단과 적절하게 소통하고 있다.

■알리바예프는 디노와의 조합을 염두한 영입인가=알리바예프 영입에 디노는 고려하지 않았다. 좋은 미드필더는 전방에 어떤 스트라이커가 있든 잘 맞춰주고 스트라이커의 장점을 끄집어낼 수 있어야 한다. 아직 알리바예프와 디노가 만난지 얼마 안 돼서 그런지 친하지 않을 것 같다. 맞춰가는 과정이니까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김병지 대표가 양현준이 매 경기 2골씩 넣으면 관중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양현준의 활약은 제 영역이다. 선수의 컨디션과 역할에 따라 선발 출전 여부가 정해진다. 만약 양현준이 2골씩 계속 넣는다면 시즌이 끝나기 전에 우리 팀을 떠날 것이다. 매번 2골씩 넣는 것은 농담으로 하신 말이실 거다. 그렇게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지 않을까 싶다.

■올 시즌 양현준은 어떻게 예상하는지=무거운 중압감을 갖고 시즌을 시작할 것이다. 강원의 에이스급 선수이기도 하지만 한국 축구로 봐도 손흥민의 결정력, 스피드를 갖춘 선수다. 거기에 양현준은 볼 터치시 유연성도 갖췄다. 장래가 무궁무진한, 기대가 되는 선수다. 감독 입장에서는 숙제다. 지난해 만큼 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상대가 가만히 내버려 두겠나. 견제가 심해질 것이고, 그래서 지금 계속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 양현준과 대화하고 있다. 이걸 극복하지 못하면 그냥 평범한 선수가 될테지만 잘 헤쳐나가면 무서운 선수로 성장할 것 같다.

감독 입장에서는 인내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 단점을 단점으로만 보기 보다는 젊은 선수인 만큼 실수를 많이 해보는 것이 오히려 큰 선수로 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기회를 제공하지 않은 제가 완전히 후회할 것 같다.

■지난해 역시 맹활약한 김대원도 기대가 된다=지난해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다. 지금 허리가 조금 아픈 상태이지만 본인이 지난해를 뛰어넘으려는 의지가 강하다. 김대원과 양현준은 더 이상 바라지 않고 지난해 만큼은 해줬으면 좋겠다. 상대가 여유를 줄 리가 없다. 그래서 지난해 만큼만 해준다면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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