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저녁 야학 교실에 불이 켜졌다. 칠판과 책걸상 6개를 갖춘 작은 공간은 금세 배움의 열기로 가득 찼다. 교사 부족과 어려운 재정 속에서도 사명감으로 37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원주 새옴야학이다.
새옴야학은 배움의 시기를 놓친 사람들에게 중·고교 졸업의 기회를 주기 위해 1986년 목사와 연세대 원주의과대 학생,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교직원 등이 중심이 돼 기독병원 앞에 위치한 건물에서 시작했다. 당시 명칭은 '청년관 야학'이었다. 2015년 현재 자리로 이사를 온 뒤 새옴야학으로 이름을 바꿨다. 새옴은 샘의 고어로 희망을 뜻한다.
그동안 배출한 졸업생만 200여명. 학생들은 적응 문제 등으로 학교를 그만둔 10대부터 주부, 퇴직자 등 70대까지 다양하다. 연령과 개인사는 모두 달라도 배우고자 하는 의지를 불태우며 검정고시 합격과 대학 진학을 목표로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재능기부로 10년 넘게 수업을 맡고 있는 10여명의 봉사자와 과거 교사를 했던 봉사자 및 졸업생들이 모인 새옴야학 운영위원회는 야학 운영의 일등공신이다. 학생이던 이경학씨는 현재 운영위원장을 맡아 졸업생들을 모집하고 후원회를 결성해 정기적인 후원을 하고 있다. 정동화, 김도경 교사도 새옴야학 출신으로 자신이 받은 도움을 돌려주기 위해 봉사자가 됐다.
묵묵히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새옴야학은 지난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2기 국민추천포상 시상식'에서 도내에서 유일하게 국무총리표창을 받았다.
이연난 교장은 "어려움 속에서도 노력하는 교사와 학생들이 새옴야학의 버팀목"이라며 "앞으로도 희망을 품고 주경야독하는 학생들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