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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칼럼]체류형 관광의 기본

강옥희 강원도관광재단 대표이사

KT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도를 찾은 방문객은 1억 5,345만 명으로 2021년 대비 17.8% 성장하며 전국 1위의 증가율을 보였다. 방문객 수에 있어서는 여전히 강릉, 춘천, 원주의 순으로 상위권이 형성되었으나, 18 개 시군 모든 지역에서 성장세를 보였기에 도내 목적지의 편중이 조금씩 해소되겠다는 가능성도 엿볼 수 있었다.

금년 들어 관광산업에 드리운 코로나가 잠잠해 지면서 도 관광에도 새로운 과제가 나타났다. 우선은 해외로 나가는 국민의 국내여행 수요를 붙잡아야 되고, 동시에 우리나라로 오고 싶어 하는 외국인 관광객도 적극 유치해야 한다. 고로, 국민이든 외국인이든 당장에는 많이 오게끔 해야 하고 다음 단계는 잠깐 들렀다 가는 것이 아니라 오래 머무르게끔 해야 할 것이다.

머무르는 시간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고 가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에 많은 지자체에서는 야간 체류를 위해 빛 축제를 기획하고 밤 도깨비 야시장도 개장하고, 문화재청에서는 야간 개장을 위해 고궁의 육중한 빗장까지 열고 있다. 해외도 마찬가지다. 칙칙한 런던의 1월을 형형색색의 빛으로 수놓는 ‘루미에르 런던’, 매년 날씨 좋은 5, 6월 저녁을 다채로운 빛으로 장식하는 ‘비비드 시드니’, 기네스북에 세계 최대의 빛과 소리 공연으로 등록된 홍콩의 ‘심포니 오브 라이트’는 모두 야간 축제로 기획되었다.

작년에, 도의 어떤 군(郡)에서 인기 가수가 게스트로 참여한 콘서트를 개최했다. 단독 공연이 아닌 게스트였음에도 전국의 무수한 광팬들은 좋은 좌석을 차지하기 위해 공연 하루 전부터 몰려왔고 공연이 오후 10시가 훌쩍 넘어 끝났기에 하룻밤 더 자고 가야만 했다. 문제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숙소로 인해 해당 군(郡)이 감당하지 못한 숙박 수요의 상당 부분을 인근 도시에서 가져갔던 것이다. 얼마 전 성공리에 마친 겨울 축제들도 축제 현장에 가보니, 저녁 무렵 수많은 차들이 줄지어 지역을 벗어나고 있었다. 차량 행렬을 보니 겨울 축제의 인기를 체감할 수 있어 뿌듯했지만, 저녁 시간 지역에 머무르지 않고 빠져 나가는 것 같아 아쉬웠다.

한 번에 18 개 시군 모두가 충분한 숙소를 갖추기에는, 한 철 장사 말고 연중 장사가 되어야 하기에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 심지어, 강원관광의 선두그룹인 강릉, 춘천, 원주의 경우만 봐도 편차가 크고 고민의 종류가 다르다. 다양한 수준의 호텔이 있는 강릉에서는 사람들이 자고 가도록 객실 프로모션을 하고 대형 이벤트를 유치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에 치중하고, 춘천과 원주에서는 특급호텔이 전무하기에 우선적으로 시설을 먼저 확충하고 싶어 한다. 그럼에도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매년 발표하는 국민여행조사에서 도는 숙박여행 부문 전국 1위인데, 여기에 만족하지 말고 숙박일수를 하루라도 더 늘리기 위해서는 이런 고민들을 구체화 시켜야겠다.

비단 일반 관광객 유치뿐 아니라, 부가가치가 높아 관광산업의 꽃인 MICE(국제회의, 보상관광 및 전시)의 경우도 2,000명 이상의 행사 유치는 수용 능력이 되는 강릉과 평창 위주로 시도해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가 물러가고 관광산업이 회복되고 있는 지금, 다양한 관광자원 개발과 관광마케팅을 통해 관광객을 불러 올 수는 있겠으나 이들을 어디서 재워야 할까 라는 ‘체류형 관광의 기본’을 차근차근하게 고민해 볼 시점이 아닐까 싶다. 타 도에 반사이익을 주는 재주만 부리는 곰이 되지 않으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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