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원주 아카데미극장이 결국 철거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원강수 원주시장은 11일 브리핑을 통해 "아카데미극장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야외공연장과 주차장을 조성할 방침"이라며 "다양한 의견 수렴과 TF 논의 과정을 거쳐 최고 정책심의기구인 시정조정위원회 의결을 토대로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카테미극장을 복원할 경우 사업비와 운영비 명목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것은 물론, 공사 기간 문을 닫아야 하는 상인들의 고충을 고려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원 시장은 "막대한 혈세를 투입해 아카데미극장을 보존한 후 활용도가 떨어진다해도 사업을 중단할 수 없는 처지가 될 것"이라며 "매몰 비용을 안고 운영을 이어갈 경우 예산 낭비 사례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시는 아카데미극장 철거 후 조성될 야외공연장에서는 전통시장, 5일장 등과 연계한 문화행사를 진행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카데미극장 복원을 통한 원도심 활성화 방안의 개편안으로 화재로 타버린 중앙시장 2층 건물 매입 방안과 전통시장 환경개선, 주차장 대폭 확충 등도 제시됐다.

하지만 이번 시의 입장 발표에 따른 후폭풍도 거세다.
10일 원 시장과 첫 만남을 가진 아카데미극장 보존을 희망하는 '아카데미의 친구들'은 즉각 입장문을 통해 "짜놓은 각본에 아카데미의 친구들을 들러리로 세운 것에 분노한다"며 "억지행정으로 반려된 시정정책토론 청구서에 답부터 내놔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60년 전통의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극장을 철거하고 어디를 가도 볼 수 있는 야외 문화행사를 하겠다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며 "아카데미극장 보존을 바라는 시민의 마음을 하루 만에 걷어찬 원주시를 계속해서 설득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