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가 드디어 시즌 첫 승을 만들어냈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강원은 26일 오후 7시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9라운드 FC서울전에서 3대2 승리를 거뒀다. 지난 광주FC전에서 선발 라인업에 대거 변화를 줬던 최용수 감독은 이날도 광주전과 같은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3-4-3- 포메이션에서 양현준, 박상혁, 김대우가 스리톱을 형성했고, 중원에는 서민우와 한국영이 배치됐다. 좌우 윙백은 정승용과 유인수, 스리백은 윤석영, 김영빈, 이웅희로 구성됐다. 광주전서 맹활약을 펼친 이광연이 다시 한 번 골키퍼 장갑을 꼈다.
FC서울은 4-4-2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윌리안과 일류첸코가 투톱으로 나섰고, 임상협, 기성용, 한찬희, 나상호가 미드필더 라인을 형성했다. 포백은 박수일, 김주성, 권완규, 김진야로 구성됐고, 골키퍼 장갑은 백종범이 꼈다.
양 팀 모두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던 전반 24분 ‘크랙’ 양현준이 번뜩였다. 하프라인 아래에서 단 한 번의 터치로 상대 수비를 벗겨낸 양현준은 그대로 70여m를 홀로 질주해 박스 안까지 침투한 뒤 골문 앞에 있던 박상혁에게 컷백을 내줬다. 박상혁은 침착하게 골대 안으로 공을 밀어넣으며 선제골을 기록했다. 강원의 3경기 연속 무득점을 끊는 득점이자 2021년 데뷔한 박상혁의 프로 데뷔골이었다. 박상혁은 프로 데뷔 27경기 만에 첫 골을 뽑아냈다. 아울러 양현준의 올 시즌 첫 공격포인트였다.
전반 31분 강원의 강력한 전방 압박 속에 서민우가 중거리슛을 시도했지만 공은 힘 없이 굴러가 골키퍼에 안겼다. 전반 35분 윌리안이 아크 왼쪽에서 재치있는 돌파를 시도한 뒤 박스 안에 있던 임상협에게 패스했고, 임상협은 왼발 슛을 날렸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전반은 이렇게 강원이 앞선 채 끝이 났다.
전반을 고전했던 서울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3장의 교체카드를 사용했다. 박수일, 권완규, 일류첸코를 빼고, 이태석, 이한범, 황의조를 투입했다. 하지만 변화를 준 서울이 무색하게 강원이 후반 첫 공격에서 골을 뽑아냈다. 후방에서 길게 날아온 공이 한국영을 거쳐 왼쪽 측면에 있던 정승용에게 향했다. 정승용은 돌파를 시도한 뒤 강력한 왼발 슛을 날렸고, 공은 백종범 키퍼를 뚫고 골문으로 들어갔다. 백종범의 실책이 겹친 장면이었지만 윙백 정승용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이 빛을 봤다. 이로써 이번 경기는 올 시즌 강원이 처음으로 2골 이상 넣은 경기가 됐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 가지 않았다. 서울이 금새 만회골을 성공시켰다. 후반 7분 코너킥 상황에서 임상협이 몸을 날려 골을 기록했다. 강원으로서는 쫓기는 상황이 됐다.
후반 11분 서울은 한찬희를 대신해 팔로세비치를 넣으며 공격을 강화했다. 강원은 후반 18분 유인수를 빼고, 김진호를 투입했다. 후반 23분 서울이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번에도 코너킥이었다. 기성용의 코너킥을 이한범이 떨궜고, 임상협이 밀어넣으며 동점을 만들었다. 서울의 첫 골 장면과 비슷했다는 점에서 강원 수비에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었다.
후반 26분 강원은 박상혁과 김대우를 빼고, 김대원과 갈레고를 투입해 공격에 변화를 줬다. 후반 31분 황의조가 부상을 당하며 한승규로 교체됐다. 후반 32분 정승용이 이한범의 경고를 유도하며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 기회를 잡았지만 김대원의 킥은 수비가 걷어냈다.
후반 34분 서울이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공을 뺏은 뒤 빠른 역습을 펼쳤고, 박스 안에 있던 나상호에게 공이 전달됐다. 나상호는 슈팅을 시도할 수 있었지만 더 좋은 위치에 있던 팔로세비치에게 패스를 선택했다. 골문은 이광연이 나상호를 막기 위해 나오면서 비어있던 상황. 하지만 팔로세비치의 슛은 골문을 벗어나고 말았다. 강원은 대역전을 당할 위기에서 한숨 돌렸다.
후반 39분 강원의 코너킥에서 김영빈이 위협적인 헤더를 시도했지만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후반 41분 강원의 스리톱이 간결한 역습을 펼치며 갈레고가 기회를 맞이했지만 갈레고의 강슛은 백종범의 선방에 막혔다. 강원은 스리톱의 스피드를 앞세워 서울을 몰아붙였다.
후반 추가 시간 강원이 기적을 만들어냈다. 갈레고가 돌파한 뒤 시도한 슛이 수비수를 맞고 높게 뜬 뒤 문전 앞 혼전상황으로 전개됐다. 이 상황에서 이웅희가 환상적인 터닝슛으로 서울의 골문을 갈랐다.
승리가 눈 앞에 다가온 상황. 하지만 서울은 포기하지 않았다. 공격을 이어간 끝에 임상협이 헤더를 날렸지만 골대를 맞았다.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는 강원의 수비수가 골대 안으로 향하던 서울의 슛을 머리로 막아냈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강원이 시즌 첫 승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