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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나도 투자 ‘군인 개미’ 급증…군 당국은 중독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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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월동안 모은 월급 400만원 코인 투자에 몽땅 날려
“주변 전우 60% 이상 주식·코인 투자 경험 있다” 전해
군 당국, 병사 투자 중독 우려…하지만 규제 방법 없어
“투자 중독은 도박 중독과 동일…부대 교육 등 필요해”

◇사진=연합뉴스

병사 휴대전화 제한이 풀리고 월급이 대폭 상승하면서 여윳돈을 들고 주식과 코인 시장에 뛰어드는 ‘군인 개미’가 늘고 있다.

춘천의 한 군부대서 근무하는 A 병장은 지난달 지인의 추천을 통해 10개월동안 모은 월급 400만원을 수이코인에 투자했다가 몽땅 날렸다. A 병장은 “휴대전화 사용이 가능한 개인정비 시간이 오기 전에 코인 가격이 급격히 떨어져버려 손 쓸 틈도 없이 투자금을 모두 잃었다”고 억울해했다.

게임회사 주식에 투자했다가 210만원을 잃은 B 상병은 “개인정비 시간에 주식 공부에 매진하는 동기들을 따라 주식에 입문했다가 5개월 동안 모은 월급만 날렸다”며 “함께 근무하고 있는 부대 전우의 60~70% 정도가 월급을 주식과 코인에 투자해본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투자 중독에 빠진 병사들의 전투력 손실 등을 우려하고 있다.

도내 모 부대 중대장 C씨는 “병사들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거나 장비를 정비해야하는 개인정비 시간에 휴대폰만 붙잡고 있다 보니 과도한 투자 중독이 우려된다”며 “투자에 실패한 병사가 우울감에 빠지면 부대 기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보니 병력 관리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군당국이 병사들의 주식과 코인 투자를 직접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상태다. 군인의 지위와 복무에 관한 기본법에 따르면 군인은 군무(軍務) 외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할 수 없지만 단순 주식 투자는 규제 받지 않고 있다.

이상규 춘천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장은 “주식과 코인 투자는 도박과 마찬가지로 심각한 중독 현상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부대 차원에서 병사 교육 등의 관리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투자 중독이 우려되는 병사들은 전역 후에도 중독 현상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지휘관이나 상담센터를 통해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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