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적, 이념적으로 갈라졌다고 문화적으로 갈라질 수는 없습니다.”
2023 강릉세계합창대회를 개최한 귄터티치(독일·사진) 세계합창대회 위원장은 4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독일의 통일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독일은 이곳 한국과 비슷한 역사를 갖고 있고 동·서독이 갈라지고 통일되는 과정에서도 음악과 문화의 힘은 상상 외로 위대했다”며 “한국도 같은 기쁨을 느낄 수 있는 날이 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통일 전 독일에서도 이같은 문화 이벤트가 있었냐는 질문에 귄터티치위원장은 “분단 상황에서 동독 합창단을 초대하기는 어려웠지만 당시 대한민국과 북한의 합창단이 한 대회에 참여했던 기억이 난다”며 “음악으로 국가와 사람들을 연결시켜 주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자 지향점”이라고 했다. “함께 노래를 불러본 사람들끼리는 절대 총을 겨누지 않는다”는 구절도 인용했다.
러시아 참가팀 불참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다.
그는 “세계 합창대회 취지에 맞게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합창단이 함께 어우러져 무대에 섰다면 더없이 좋았겠지만 대회 직전 합창 강국인 러시아와 다수의 중국팀에서 불참을 통보해 온 것이 마음 아프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우크라이나 공연팀이 공동대책위원회의 도움을 받아 이번 대회에 극적으로 합류할 수 있었고, 참가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기에 조직위에서 특별 무대를 제공하는 등 그들이 이곳 강릉에서 좋은 추억 남길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산, 바다, 호수가 어우러진 관광도시 강릉에 대한 참가팀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며 “이 지구촌 축제에 대회 마지막까지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