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지역이 10일부터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간다. 기상청에 따르면 제6호 태풍 ‘카눈’이 9일 새벽 일본 규슈에 상륙해 10일 오후 3시 울릉도 북북동쪽 60㎞ 해상으로 진출할 전망이다. 현재 예상대로면 카눈은 10일부터 도내 영동과 동해안을 중심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카눈은 중심기압 970hPa(헥토파스칼), 최대풍속 초속 35m(시속 126㎞)로 강도 등급 ‘강’을 유지하고 있다. 한반도로 북상하는 과정에서 ‘중’으로 약해지겠지만 지붕이 날아갈 정도의 위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또 9일에서 10일 사이 영동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보돼 각별한 대비가 필요하다. 영동지역에는 태풍의 영향으로 7일 오전부터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카눈의 경로가 2020년 발생한 태풍 ‘하이선’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하이선 북상 당시 동해안 지역에는 300㎜ 이상의 비가 쏟아졌으며 초당 40m의 강풍이 불었다.
태풍이라는 대규모 자연재해는 단순한 비교만으로 강도를 예측할 수는 없다. 과거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을 살펴보면 유난히 가을을 앞두고 상륙할 때 피해가 컸다. 이번 태풍도 한반도를 피해서 지나가기를 바랐지만 태풍의 반경에 들어갔다. 당장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장마철 극한호우로 지반이 매우 약해져 언제 무너져 내릴지 모르는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상황이다. 자칫 많은 비와 거센 바람으로 토사가 쏟아지거나 임시 가설물이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 도내의 경우 지형적 특성과 맞물려 상대적으로 산사태에 취약하다. 따라서 이런 현실에 비춰 산사태 가능성에 대한 대비·대응 태세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예찰 활동 강화와 철저한 점검으로 태풍 내습에 대비해야 한다.
올여름 장마 때 극한호우로 순식간에 수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났던 것을 상기하면 매년 반복되는 태풍에 대한 대비도 종전보다는 더 촘촘하고 세밀해져야 할 것이다.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강력한 규모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태풍과 같은 이미 예고된 자연재해는 대응 태세에 따라 피해 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번 태풍에 단 한 명의 인명, 단 한 건의 재산 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대비하느냐에 달렸다는 의미다. 지자체 등에서는 빈틈이 없는지 더 많은 관심을 갖고 변화하는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태풍이 한반도를 완전히 벗어나기 전까지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