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살기 좋은 지방시대, 의료인프라 개선에 달려

전국 시·군·구 중 소멸위험지역 118곳
강원도 10명 중 1명 응급실 없는 곳에 살아
지방에 살아도 행복할 권리 똑같이 누려야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가 지난 14일 부산국제금융센터에서 ‘지방시대 선포식’을 갖고 지역의 투자 활성화 및 양질의 일자리 창출, 지역 교육·문화 여건 개선 등을 위해 기회발전특구·교육자유특구·도심융합특구·문화특구(대한민국 문화도시) 등 4대 특구를 중심으로 한 5대 전략, 9대 정책을 발표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지방시대 선포 메시지를 통해 “대한민국 전체의 발전과 성장을 위해서는 서울과 부산이라는 두 개의 축이 작동되어야 하며, 그래야 영남과 호남이 함께 발전함으로써 대한민국 전체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의 경쟁력이 곧 국가의 경쟁력”이라며 “정부는 모든 권한을 중앙정부가 움켜쥐고 말로만 지방을 외치던 지난 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진정한 지방시대를 열기 위해 중앙과 지역의 긴밀한 협력은 물론 국민 여러분과 함께할 것”이라며 지방시대 개막을 위한 정부의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무엇보다 기회발전특구와 교육자유특구가 눈에 띈다. 이 특구를 통해 지방에서 육성된 인재가 지역 내에서 좋은 일자리를 찾아 정착하고 지역 성장에 기여하는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회발전특구에는 지방정부의 주도로 수립한 특구 계획에 따라 세제 감면, 규제 특례, 재정 지원, 정주여건 개선 등 기존의 특구와 차별되는 10종 이상의 인센티브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또 교육자유특구로 지정되면 규제 완화와 함께 정부의 행·재정적 지원이 이뤄진다. 교육자유특구는 이달 중 정부 시안이 발표되며 연말까지 시범사업 공모를 접수해 내년부터 시범 운영할 예정이라고 한다. 지방이 살기 좋은 지역이 되기 위해서는 결국 양질의 일자리가 관건이란 점에서 감세와 규제 완화로 기업을 유치하겠다는 방향은 바람직하다. 지방에서 살고 싶어도 결국 자녀 교육 때문에 서울로 가는 현실을 감안하면 지방 인재 육성과 정착에 방점을 둔 대목도 긍정적이다. 다만 이 정도로 지방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전국 시·군·구 중 소멸위험지역은 이미 절반도 넘는 118곳이나 된다. 심지어 응급 대응이 어려운 지역이 산재하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 주민 10명 중 1명(12.3%)은 30분 이내 응급실이 없는 곳에 산다. 전국 인구 평균(4.1%)에 비해 4배나 높은 비율이다. 11.5%의 아동은 1시간을 이동해도 소아청소년과에 갈 수 없는 곳에 거주한다. 서울시 내 어린이들은 겪지 않는 일이다. 수도권 인구는 2020년 전국 인구 비중의 과반(50.2%)을 차지한 뒤 2022년 50.5%까지 증가했다. 같은 시기 강원자치도 내 인구는 156만172명에서 155만6,970명까지 줄었다. 수도권은 대형 병원 확장이라는 새로운 사업을 등에 업고 지역의 의료 인프라마저 빨아들이는 중이다. 지방에 살아도 성장의 기회와 행복할 권리를 똑같이 누릴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균형발전이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 & 피플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