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앞두고 숙박요금, 교통비 등 강원특별자치도 내 여행 관련 물가 상승률이 두 자릿수에 육박하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 8월 기준 도내 콘도이용료 물가지수는 142.36으로 전년 동월(131.22)대비 8.49% 뛰었다. 호텔숙박료 물가는 1년 전보다 6.87% 올랐다. 같은 기간 집계된 도내 소비자물가상승률(3.1%)을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통상 숙박업체들이 명절 연휴기간 성수기요금을 적용하는 점을 감안하면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 상승률은 더 클 전망이다. 여행비용에서 숙박과 함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외식비 역시 오름세가 여전하다. 한국소비자원의 가격정보사이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도내 가격조사 대상 외식품목 8개 중 7개가 전년 대비 가격 상승을 기록했다. 인상 폭이 가장 큰 품목은 짜장면으로 1년 사이 5,889원에서 6,722원으로 14% 급등했다.
그렇지 않아도 도내 소비자물가가 3개월 만에 3%대로 다시 치솟고 있는 때다. 강원지방통계지청의 올 8월 도내 물가지수는 113.40(2020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3.1% 올랐다. 물가상승률은 올 5월 3.2%를 기록한 이후 6월 2.4%, 7월에는 1.8%로 2년4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지만 3개월 만에 다시 3%대로 재진입했다. 추석을 앞두고 올여름 폭염·폭우 등 이상 기후 영향으로 과일 값 등 농산물 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점이 악재로 작용했다. 지금까지 물가 인상 폭을 줄이는 데에 기여한 국제유가가 재차 들썩이고 있는 것도 물가 상승을 키우고 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물가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다. 올해 여름 무더위를 이겨내느라 예년보다 에어컨을 더 틀었다가 평소 갑절 수준의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아들고 놀란 가정이 적지 않다. 물가 고삐를 다시 단단히 잡아야 할 때다. 이대로라면 추석 연휴에도 불가피한 필수소비 외에 경기 진작을 위한 가계소비 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풍요로워야 할 한가위가 고물가 시름으로 덮일까 우려된다. 산유국들의 감산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의 요인까지 더해지면서 연말까지 물가 상승 압박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대로 가다가는 물가는 물가대로 치솟고 경기는 경기대로 나빠지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 오는 것이 아닌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연휴기간 관광 활성화를 통해 내수 잡기에 나선다는 입장이지만, 소비자들은 지갑 열기를 주저하는 분위기다. 현장 중심 물가 점검을 통해 서민의 짐을 덜어줄 대책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