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대륙 스포츠 최대 축제인 하계 아시안게임의 성화가 5년 만에 다시 타오른다.
올해로 19회를 맞는 하계 아시안게임이 23일 오후 9시(한국시간) 중국 저장성의 성도 항저우의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성대한 막을 올린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중국 내 확산 여파로 1년 연기돼 열린다. 2023년에 벌어지지만, 공식 대회 명칭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인 이유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이래 5년 만에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시대에 열리는 메이저 국제 스포츠종합대회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는다.
항저우의 상징인 연꽃을 테마로 삼아 지어진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은 '큰 연꽃'으로 불린다. 46억명에 달하는 아시아인의 희망을 담은 성화는 큰 연꽃 속에서 뜨겁게 피어오른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만 해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이를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올해 코로나19 종식 선언 후 개최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한 이를 더 찾아보기 어려울 지경으로 탈바꿈했다.
서서히 일상이 정상을 찾아가면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소속 45개 나라도 기지개를 켜고 어느 때보다 많은 선수단을 항저우로 파견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참가 선수만 1만1천970명으로 역대 최다이며 내년 파리 하계올림픽 출전 선수보다 1천500명이 많다고 소개했다.
코로나19 자국 유입을 막겠다는 이유에서 2020 도쿄 올림픽에 일방적으로 불참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징계를 받았다가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이래 5년 만에 국제 스포츠 무대에 복귀한 북한도 185명의 선수를 항저우로 보냈다.
참가 선수들은 정식 종목 40개, 세부 종목 61개에 걸린 금메달 481개를 놓고 국가의 자존심을 앞세워 경쟁자와 싸운다.
역대 최다인 선수와 임원 1천140명을 파견한 우리나라는 양궁과 수영, 태권도, 소프트테니스, 바둑 등 강세 종목을 앞세워 금메달 최대 50개를 수확해 종합 순위 3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리나라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래 24년 만에 일본에 아시안게임 종합 2위를 내줬다.
일본은 안방에서 치른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 27개를 획득해 3위에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일본보다 스포츠 저변이 얕은 상황에서 기량마저 밀리게 된 한국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일본과의 금메달 격차를 10개 안팎으로 줄여 2024 파리 올림픽 때 다시 대등한 경쟁을 펼치겠다는 밑그림을 그렸다.
개막 사전 경기로 남자 축구, 남자 배구, 비치발리볼 등이 일정을 시작했으며 개막 이틀째인 24일부터 본격적인 메달 레이스가 시작된다.
황선우(수영), 우상혁(육상), 안세영(배드민턴), 신유빈(탁구), 이강인(축구) 등 각 종목 특급 스타로 발돋움한 한국의 간판 얼굴들이 파리 올림픽 전초전 성격의 이번 대회에서 세계를 상대로 위대한 도전을 이어가며 환희의 순간을 준비한다.
개회식은 세계에 자랑할 만한 항저우의 량주 문화와 역사를 중심으로 꾸민 개막 공연과 각 나라 선수단 입장 등 120분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남자 사브르의 간판으로 항저우에서 역대 한국인 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 신기록에 도전하는 구본길(펜싱)과 김서영(수영) 공동 기수를 앞세운 한국 선수단은 태극기를 휘날리며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 입장한다.
우리 정부 대표로 한덕수 국무총리가 1박 2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해 아시안게임 개회식을 참관하며 역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한 총리와 동행한다.